수도권후보 설귀향 희비교차-고향간 주민들 지방色 補强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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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설연휴 주민들의 귀향을 앞두고 수도권 후보들 사이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어떤 후보는 그동안 표밭갈이로 애써 끌어모아놓은 표가 귀향때묻혀온 지역정서의 「때」때문에 달아날까 노심초사중이고 반대로 어떤 후보는 특정지역표가 더욱 똘똘 뭉쳐줄 것을 바라는 은근한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설날 가족들이 모이면 자연스레 선거가 주요 얘깃거리가 되고 그 과정에서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유권자들은 자신의 출신지역 정서에 「세뇌」당하고 돌아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신한국당 소속 수도권 후보들은 기대감보다 불안감이 오히려 더하다.『하필 총선 직전에 설날이 끼어있을 게 뭐냐』며 불만을 터뜨릴 정도다.
3金씨의 지역할거구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게 수도권이다.
후보 개인적인 노력에 따라 출신지와 관계없이 표를 모을 수도 있다.자신이 소속 당 총재와 고향이 다를 경우 그런 가능성은 더 커진다.『그런데 그동안 공들여놓은 표들이 시골 에 갔다오면모두 달아날 것같다』고 K모 의원은 걱정이 태산이다.
신한국당의 한 후보는 『대구.경북표가 가장 걱정』이라고 말했다.『호남표와 충청표야 김대중(金大中).김종필(金鍾泌)두 金씨가 선거때 돌아다니면 뭉칠 수밖에 없지 않겠나.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여권성향이 강한 TK표까지 흔들릴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대구.경북도 현지 정서는 반YS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가장 즐거운 것은 역시 국민회의다.수도권에서 가장 지역세가 강한 것이 호남이기 때문이다.아직 국민회의 공천을 받았어도 김대중총재의 지지표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치권에 첫발을 들여놓은 신인들이 그렇다.
지난 서울시장선거 때도 호남표가 초반에는 민주당 조순(趙淳)후보에게 몰리지 않았다.그러다 金총재가 수도권 유세에 나서면서결집이 시작됐다.그런데 이번에는 초반에 호남지역 사람들이 모두金총재 역할을 대신해 주게 된 셈이다.
충청지역에 기반을 둔 자민련도 마찬가지다.충청표는 호남표보다결집력이 약한 편이다.그러나 『설날 「세뇌」를 받고 나면 훨씬단단하게 뭉칠 것』이라고 한 당직자는 전망했다.
물론 야당 후보가 모두 즐거운 것은 아니다.이미 지명도를 얻고 있는 현역의원의 경우 자신의 지역표는 얻을만큼 얻어뒀다.오히려 이미 얻어놓은 다른 지역표가 달아날 형편이다.
때문에 자민련후보와 팽팽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국민회의 P후보는 『그동안 충청표도 상당히 모아놓았는데 이번에 다 까먹게 됐다』고 투덜거렸다.
특히 지역적 기반이 약한 민주당으로서는 초조하기 이를데 없다.그러나 민주당의 한 의원은 『오히려 지역할거에 반대하는 합리적 의견을 지방으로 확산할 수도 있지 않느냐』며 자위했다.
이래저래 설날 시골 사랑방 노변(爐邊)정담이 다가오는 선거에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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