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葉篇소설-"작가세계" 봄號 5편 실어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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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원고지 30장을 넘지않는 아주 짧은 소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계간 『작가세계』 봄호는 엽편(葉篇)소설이란 이름 아래 최성각씨의 『토신(土神)의 갈등』『사자의 벽보』와 하창수씨의 『원전 마을에 뜨는 무지개』『햇볕』『GODOT의 긴의자』등 다섯편을 실었다.
崔씨는 그동안 써온 이같은 작품 40여편을 모아 『택시 드라이버』라는 창작집을 세계사에서 곧 출간할 예정이기도 하다.봄호는 또 짧은 단편소설의 가능성을 모색한 김경수씨의 평론을 싣고있다. 金씨는 작품해설에서 영미권의 「SHORTSTORY」「SUDDEN FICTION」,일본의 「초단편소설」,「장편(掌篇)소설」과 달리 이 형식을 엽편(葉篇)소설이라 이름지었다.
일반적으로 꽁트가 소설이 되지 못한 이야기,소설로 구성하기에는 조금 모자라거나 파편적인 이야기라면 엽편소설은 세계관이 분명하다는 측면에서 구별된다는 것.
그는 『엽편소설은 다소 자유로운 짧은 글로 주제를 명료히 드러내며 밀도있게 언어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소설의 본질에 전혀위배되지 않는다』면서 『황순원.허윤석.조세희 등이 과거 발표했던 이같은 작품들은 주제가 얼른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세부묘사보다 전체적인 이미지로 서술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金씨는 짧은 분량으로 속도감을 유지하는 엽편소설에 대해 『독서성향과 생활패턴의 변화에 부합하는 이런 작품은 우리 소설의 한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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