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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간판' 정부도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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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름다운 간판' 문화 확산에 정부도 적극 나선다.

문화관광부는 12일 고건(高建)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올해 업무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부산 광복로 일대를 간판 명물거리로 조성하는 등 간판 개선 사업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간판을 바꾸는 것은 단순히 경관 개선 차원이 아니라 우리 삶의 질을 바꾸자는 것"이라며 "업소로서는 생계와 직결돼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바꾸면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문화부는 광복로 중심가 950m 일대 350여개 상점을 대상으로 정비에 나선다. 현재 업소당 3~4개씩 달린 간판을 모두 떼고 대신 '1업소 1간판'을 추진한다. 간판 제작은 지역 문화예술인 또는 대학 디자인학과 교수.학생들에게 맡겨 간판이 명물인 거리로 조성할 생각이다. 여기에 부산시는 전선 지중화 및 도로정비를 맡아 도시 미관을 총체적으로 개선한다.

광복로가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 李장관은 "부산의 '얼굴'이던 곳이 부산시청 이전 이후 불황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간판을 바꾸면 사람도 모이고 장사도 잘된다는 선순환 구조의 모델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문화부는 아파트 단지 상가와 관광지 간판 개선사업도 함께 벌이기로 했다. 현재 아파트 단지 상가.관광지 시범지역을 물색 중이다.

또 행정자치부와 협의해 옥외광고물 관리법.시행령 개정 작업에도 나설 방침이다.

공공기관이 상투적인 구호가 적힌 간판이나 현수막을 너무 많이 붙여 오히려 경관 훼손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관공서 간판부터 대폭 줄이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문화부는 올해 간판 정비 사업에 약 65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예산 확보를 위해 복권위원회 등과 논의 중이다.

정형모.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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