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페레스총리,중동평화 강력 추진 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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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총리가 오는 10월말의 총선일정을 5월하순으로 앞당기기로 한 결정은 시리아와의 평화협정을 보다 적극 추진하기 위한 의지이자 정국타개책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이츠하크 라빈 전총리 암살을 계기로 진척되기 시작한 이.시리아간 평화협정은 당초의 낙관론과는 달리 그간 가시적 성과를 내는데 실패했다.
이스라엘측은 골란고원 반환의 대가로 이 지역내 조기경보 감시탑 설치및 수자원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리아측이 이를 거부해 협상이 표류해왔다.
이에 못지 않게 협상타결을 가로막은 중대한 요인은 페레스정권이 오는 10월말까지 총선을 치러야하는 「시한부 정권」이라는 사실이었다.
시리아측은 페레스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연립정부와 평화협정을 조인하더라도 다음 총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것을 우려했던 것이다.
실제로 제1야당인 우익 리쿠드당측은 자신들이 집권할 경우 골란고원 포기는 결코 있을 수 없으며 비록 반환협정이 체결된 상태라도 이를 파기하겠다고 누누이 공언해왔다.
따라서 이같은 불안요소를 없애고 시리아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조기총선을 통한 재집권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셈이다.또다른 요인은 라빈총리 암살이후 평화협상에 대한 지지도가 표에서 보듯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다 .
라빈암살 동정표가 그래도 다소 존속할 때 총선을 치르는 것이유리하다는 페레스총리의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이스라엘 총선은 금년에 전세계적으로 치러지는 선거중 러시아 대선 다음으로 역사적 중요성을 지닌다는 것이 리처드 울만 미국프린스턴대 교수의 평가다.
이번 이스라엘 총선이 지난 50년간 지속된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민족들의 반목과 전쟁의 역사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과거 다수당 당수가 정부를 구성했던 것과는 달리 사상 처음으로 직접선거를 통해 총리가 선출된다.페레스 총리에 맞서 리쿠드당 당수 벤야민 네타야후가 경선에 나설 예정이다. 페레스가 지명도에서 네타야후보다 앞서고 또 각종 여론조사결과 집권 노동당의 지지율이 리쿠드당 보다 12~20%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네타야후는 종전 노선에서 선회해 골란고원 반환을 피할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입장이 나 당내 강경파들은 결사적으로 반대해 리쿠드당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런던=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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