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파영향으로 비디오가게.배관공등 재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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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추위가 몰아닥치면 장사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올 겨울 미국을강타한 금세기 최악의 한파는 업계의 명암을 확실히 갈라놓았다.
한때 영하 50도까지 수은주가 내려간 엄청난 추위 때문에 비디오가게.배관공(配管工)등은 톡톡히 재미를 본 반면 아이스크림가게.부동산중개업 등은 죽을 쑨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스키장.
여행사의 경우는 희비가 뒤섞였다.
비디오가게가 잘된 것은 추위로 사람들이 집에 틀어박혀 비디오를 보기 때문에 쉽게 이해된다.쇼핑몰의 경우 추위 때는 발길이뜸했지만 정작 추위가 끝나자 문이 미어질 정도로 손님이 몰려들었다.사람들의 심리가 집에 틀어박혀 있다가 평상 시로 돌아가면서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배관공이 바빠지는 것도 당연하다.추위가 몰아닥치면 별 고장이 없는 집도 한번쯤은 난방시스템을 돌아보게 마련이다.
체감온도가 내려가면 갈수록 아이스크림 매상은 뚝 떨어졌다.부동산을 돌아보는 사람들도 없어졌다.아주 급한 일로 자동차를 사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자동차대리점을 찾는 사람들도 없었다.
재미있는 것은 스키장과 여행사의 경우.스키장은 추워질수록 눈의 질(質)이 좋아져 스키광들을 더욱 유혹했지만 초보자들을 멀어지게 하는 현상이 나타났다.스키장내에서도 리프트권 판매는 뚝떨어졌으나 음.식료 판매는 늘어났다.
여행사의 경우는 묘한 현상이 벌어졌다.엄청난 눈발이 날리면서한파가 몰아닥치자 겨울여행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그러나 여행사를 찾는 전화는 평소보다 30~50%가량 급증했다.따뜻한 남쪽나라를 남보다 먼저 예약하기 위해서였다.내년 봄 의 열대지역 예약은 물론 심지어 내년 여름.가을예약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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