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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치료때 마약사용 규제완화 필요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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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삶의 질이 가장 요구되는 분야중 하나가 질병으로 인한 통증치료다.특히 불치병 선고를 받은 환자의 공통된 목표는 고통속에 연장되는 삶보다 짧은 여생이나마 고통없이 지내는 것이다.
실제로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의 정도를 판단하고 치료하는 일은의료진이다.문제는 심한 통증에 효과가 있는 약은 모르핀을 비롯한 마약인데 장기 복용시 의존성.중독성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는 점.물론 통증을 표현하는 정도도 개인에 따 라 차이가 많아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따라서 무작정 환자가 만족할 만한 상태까지 사용할 수는 없다.
세계적인 의학잡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근호는 통증치료 현황에 대해 미국 코넬대의대 수전 크리보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실어 주목을 끈다.이 연구팀은 환자가 원하는 정도의 통증치료가 실시되지 않는 주된 이유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만큼 의료진이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라며 만일 의료진이 환자의 아픈 정도를 실감할 수 있다면 좀더 적절한 통증치료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이들은 통증치료를 위해 입원한 4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통증의 정도를 0~10까지 등급을 매긴 후 이를 환자와 의사및간호사에게 기록하도록 했다.그 결과 환자 스스로의 통증평가에 비해 의사는 평균 2.1점,간호사는 1.8점 낮 은 점수를 줬다는 것이다.
한편 서울대의대 내과 허대석(許大錫.종양학)교수는 『우리나라는 마약사용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데다 통증치료만 전담하는 병원이 드물어 말기 암환자 통증치료시 어려운 점이 많다』며 『3차병원에서 말기 암환자로 확진받은 환자를 전문가가 통증치료 할 때는 마약사용에 대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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