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大戰>1.주요기업 勢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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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1세기 국내 통신시장의 주도권 향방이 걸려있는 상반기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을 놓고 재계의 신경전이 치열하다.통신시장 대외개방에 앞서 국내 업계의 경쟁체제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황급히 이뤄지고 있는 역사(役事)앞에서 긴장하기는 정부측도 마찬가지.개인휴대통신(PCS).국제전화.주파수공용통신(TRS).발신전용휴대전화(CT-2).무선데이터.무선호출.회선임대등 7개 부문에 걸쳐 무려 5천여개 업체가 컨소시엄 구성에참여해 벌이고 있는 경쟁의 양상과 바람직한 선정방향등을 5회에걸쳐 짚어본다.
[편집자註] 국제전화사업에 도전장을 낸 A그룹은 협력업체로 점찍어왔던 교환기 메이커 H사로부터 자사의 TRS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A그룹의 국제전화 컨소시엄 참여를 조건으로 「바터」를 제의한 것이다.실무진은 난감했다.이미그룹 고위층에서 K사 TRS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의사를 표명한뒤였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는 비단 이 경우만이 아니다.30개 기업(컨소시엄)을 뽑는 무더기 허가다 보니 줄잡아 3백개의 컨소시엄이 일시에구성되는 데서 오는 혼란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국제전화를 노려왔던 대우.한솔그룹이 PCS로 급선회함으로써 구 도가 더욱 복잡해졌다.롯데.한라그룹은 국제전화사업에 새로 명함을 내밀었다.
여기다가 PCS분야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컨소시엄이 세몰이에 나서 사정이 더욱 복잡해졌다.
최근 동일사업 컨소시엄 중복참여를 불허한다는 정보통신부 방침이 전해지면서 이미 여기저기 손을 뻗쳤던 기업들이 극도로 신경쓰는 모습이다.이미 특정 주도사업자에 의향서,심지어 동의서까지보낸 중견.중소기업들조차도 다른 업체로부터 더 유리한 조건의 제안을 받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상황.
『컨소시엄 참여 확정단계에 있던 한 중견업체가 별안간 기술개발 출연금을 대납해 주는 조건으로 참여하겠다고 나서 이만저만 난처한 게 아니다.』PCS 사업에 진출키로 한 주도사업체 관계자의 말이다.그렇다고 법적 구속력이 없는 동의서를 문 제삼을 수도 없고 도덕성을 지적해봤자 별무소용이라는 것이다.재계 선두주자들과 중위그룹이 혼전을 벌이고 있는 PCS에선 성미전자.태일정밀.대륭정밀등 나름대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무선통신.교환장비.소프트웨어 전문업체들이 컨소시엄 참 여 교섭대상이다.특정업체와의 구체적 「연결고리」는 물론 극비사항이다.
국제전화사업에선 자체통신망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전력이 누구나탐내는 인기 파트너다.정작 한전측은 입을 다물고 있는데 일부에선 한전이 세가 약한 업체와 제휴했다가 나중에 주도권을 잡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당초 국제 전화 진출에 뜻을 두다 방향을 바꾼 대우.한솔을 컨소시엄에 참여시키는 경쟁도 치열하다.한솔의 경우 특히 국제전화 기술검토를 80% 이상진척시킨 것으로 알려져 국제전화 컨소시엄 구성 업체들이 대부분접근중.무선통신사업자인 한국이동통 신.신세기통신도 관심대상이고삼성.LG.대우.한화등 전전자교환기(TDX)4사도 예외는 아니다. TRS등 나머지 신규통신사업 컨소시엄의 경우 참여업체가 PCS.국제전화와 중복 거론되는게 보통이다.자금부담이 크지 않아 몇군데 다른 서비스분야에 중복참여하는 경향도 많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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