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 <65>채용 실패 예방하는 방법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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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호 32면

Q.사업을 위해 사람을 뽑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뒤늦게 잘못된 선발로 후회하기도 합니다. 웰치씨는 채용 과정에서 실수하지 않았나요? (스위스 취리히에서 스테판 클라프로스)

‘스펙’ 너무 좋으면 다시 생각해 봐야

A.너무나 많은 실수를 저질러 어느 하나를 꼭 짚어 말하기 힘들 정도라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입니다. 실수 가운데 대부분이 경영자로서 초년병 시절에 저지른 것이기는 하지만 지금도 적절한 인물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지난달에도 비슷한 실수를 범할 뻔했습니다. 적임자를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저도 실수하면 움츠러듭니다. 큰 실수를 저지르면 일상적 리듬이 깨집니다. 내가 정상적인 궤도에서 일탈한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런 기분은 하루빨리 떨쳐버리려고 합니다만 채용 과정에서 실수한 뒤 낙담하는 것은 피할 수 없더군요.

사람을 뽑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사람이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제품을 파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근본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리더들은 바보같이 곧잘 실수를 저지릅니다. 지난달 나의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여성 지원자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아 당장 채용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는 미국 아이비리그(동부 명문대학) 출신이었습니다. 잘 알려진 회사에서 경력도 충분히 쌓았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는 전문성을 갖췄습니다. 옷차림도 훌륭했고 말도 잘했으며 우아하면서도 열정적이었습니다. 그가 원하는 연봉도 높지 않았습니다. 면접을 마친 뒤 우리 부부는 “우리가 원하는 사람이잖아”라고 서로에게 말했습니다. 그는 왜 최근 6개월 동안 실직 상태였는지에 대해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만 우리는 ‘요즘 일자리 찾기가 아주 힘든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제출한 추천서를 쓴 사람과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우리 부부는 ‘조건이 너무 좋으면 숨기는 게 있다’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저는 일리노이대학 졸업 뒤 플라스틱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유명한 회사인 듀폰에 지원했습니다. 다른 지원자들을 뛰어넘었습니다. 같이 입사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좋은 인재들이었습니다. 반대로 시원찮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벌이나 가문 등 조건은 도전정신이나 세일즈 본능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또 내 자신과 비슷한 취미를 갖고 있어 친근감이 느껴지는 인물을 채용해 낭패를 보곤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리더가 그런 인물을 받아들여 성공할 수도 있기는 합니다만, 시간이 흐른 뒤 부족한 점이 발견돼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더군요.

경험이 너무나 풍부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도 실수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이런 사람을 뽑아 놓으면 당장 써먹기는 좋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과거와 비슷한 일을 하는 데 쉽게 싫증을 냅니다. 빨리 승진하지 못하면 의기소침해져 생산성이 떨어지더군요. 제가 저지른 실수 가운데 마지막은 능력은 뛰어나지만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물을 뽑은 일입니다. 달리 말해 감성지수(EQ)가 낮은 인물이지요. 자기 인식과 현실감, 따뜻한 마음씨 등을 갖춘 사람이 동료들로 하여금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교육과 훈련·경험 등을 통해 EQ를 높입니다. 하지만 능력이 뛰어난 반면 EQ가 낮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지원자가 자기 인생에서 한 번도 실패나 실수한 적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비즈니스 리더는 훌륭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을 뽑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실제 사람을 고를 때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이것저것 꼼꼼하게 살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재를 채용하는 절차와 방법은 불완전합니다. 인간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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