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에게 세상소식을 전해주세요-포도원교회 수용자 일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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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우리들은 경남함안군산인면송정리 416의1에 위치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포도원교회에 수용돼 있는 오갈 곳 없고 병든 사람들입니다. 우리들은 대부분 고령자를 비롯해 귀머거리.앉은뱅이.장님.
중풍환자.정신이상자.치매환자등으로 40여명이 한데 모여 살고 있습니다.이곳은 국가의 보조금도 없이 단지 교회의 헌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양로원과 같은 곳입니다.우리들은 뉴스를 보고 들을수가 없습니다.TV는 물론 라디오나 신문마저도 가까이 할 수 없습니다.그래서 국회의원선거가 언제 실시되는지,올해 올림픽은 어디서 열리는지등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른 채 격리돼 살고 있는 셈입니다.
거동이 불편하고 경제력이 없어 몸은 비록 외따로 살고 있지만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상의 소식을 접할 수 있다면 우리의 메마른 삶이 훨씬 밝고 즐거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저희 40여명의 외로운 사람들에게 중고TV나 라디 오 또는 신문을 보내주실 독지가는 안계신지요.
포도원교회 수용자 일동 〈경남함안군산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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