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빼가기.事前선거운동 구속 속 끓는 민주.자민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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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민련과 민주당이 들끓고 있다.그저 의례적인 정치공세가 아니고 지도부부터 아래까지 깊은 위기감 속에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신한국당(가칭)을 향한 정면대결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최욱철(崔旭澈)의원의 청와대 면담사실이 확인되면서,자민련은 당4역중 한명인 김현욱(金顯煜)정치발전위원장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현지 경찰서에 구속되면서 「생존을 위한 결전」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의를 29일 다졌다.
김종필(金鍾泌)자민련 총재는 이날 김복동(金復東).정석모(鄭石謨).박철언(朴哲彦).박준병(朴俊炳)부총재등과 당3역을 긴급소집해 오랜시간 대책을 논의했다.
얼굴을 찌푸리고 상기된 표정으로 『이런 일은 우리 역사상 없었던 일』이라며 『저그(신한국당)들은 마음대로 해도 괜찮고 우리들은 조금만 해도 붙잡아가고…』하면서 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복동수석부총재에겐『경북 상주시장(신한국당 소속)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니 당장 그에게 전화해 경고하시오』라고 지시하고 당3역에겐 총리실을 찾아가 구속중지를 요구하라고 했다.
박철언부총재는『여권이 국민회의는 못건드리고 상대적으로 만만한자민련을 치고 나오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자민련은 이미 대전.충남북등 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관할하는 지역으로부터 신한국당 후보들의 사전선거운동 사례를 상당량 수집해놓고 있다.
이럴 때 써먹기 위해 준비해두었던 것이다.
신한국당 염홍철(廉弘喆)후보를 비롯해 충청권에서만 10여건의불법사례를 단계적으로 폭로.고발한다는 계획이다.
金위원장의 구속 배경에 대해 금명간 신한국당을 탈당하고 자민련에 입당할 것으로 보이는 남재두(南在斗.대전동갑).성무용(成武鏞.천안)의원에 대한 견제용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민주당도 김원기(金元基).장을병(張乙炳)대표 주재로 최고위원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金대통령의 무차별적인 사람 빼가기 전략」을 규탄했다.
이례적으로 최고위원회의 결의문까지 내 『金대통령이 자기 당의승리를 위해 공당을 공작적으로 와해시키려는 부도덕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최고위원회의는 또 『대통령 측근인 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과 강삼재(姜三載)신한국당 총장등이「대통령이 崔의원을 만나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계속하고 민주당 인사 빼내기를 되풀이 하면 정당방해활동 혐의로 그들에 대한 사법적 대응을 한다 』는 강경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이날 홍영기(洪英基)국회부의장을 단장으로 당3역이 항의방문단을 구성해 청와대에 가려했으나 비서실측에서 면담을 거절해 무산됐다.
전영기.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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