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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야당 원하는 것 다 받아주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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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방황하고 있는 국가 의제들은 언제쯤 국회로 돌아갈 수 있을까.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左)가 1일 국회에서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국회 등원을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한나라당이 18대 국회 첫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4일 국회의장 선출을 강행할 수 있다며 개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1일 당 의원총회에서 “야당에서 원하는 공기업 개혁 특위, 쇠고기 특위, 고유가·물가 특위를 다 받아주겠다”며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에서 요구하는 것을 100% 다 들어줬는데도 국회에 못 들어오겠다고 하는 것은 아무런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쿠데타나 혁명이 난 것도 아닌데 단순히 안 들어오겠다고 억지 부리는 것에 마냥 끌려가야 하느냐”며 “12, 13대 때 국회의장을 여당 단독으로 뽑은 일도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홍 원내대표는 “개원 직후 쇠고기 문제와 관련한 국정조사 실시를 적극 검토할 수 있다”며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요구도 국제 통상마찰이나 국제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논의하는 것은 들어줄 수 있다”고 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친박연대·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나 국회 개원에 협조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그는 야당 원내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헌국회 이래 60년 동안 국회가 국회의장도 뽑지 못한 사례는 없다. 헌법 중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4일 오후 2시에 국회의장을 뽑는 것을 양해해 달라. 일부 야당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여당은 참석한 다른 당과 함께 국회의장 선출한 뒤 원구성을 비롯한 현안을 논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친박연대는 한나라당의 개원 방침에 공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단독 개원을 불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정권 공보부대표는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 중 70% 이상이 민주당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다른 야당과 함께 개원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여당의 단독 개원은 5공 군사정권 시절에도 없었다”며 “단독 개원 방침은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의회민주주의를 포기하고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여 일당독재를 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한나라당이 원내대표 회담 일정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이유를 들어 2일로 예정된 홍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거절했다. 원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이 1987년 6월 항쟁을 방불케 했고 어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읍·면·동장 회의는 유신독재를 연상하게 했다”며 “지금 전개되는 상황이 시계를 20년 전으로 돌리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도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4일 개원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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