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뉴스] 청년실업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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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보게, 자네 아들도
대학 2학년이지?
내 얘기 좀 들어보게.

오늘 아침 출근 전
대학 2학년 딸애에게
신문 기사를 하나 내밀었지.

"대학 신입생 중 절반이
강의시간 외에는 공부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한마디 했지.
요즘 대학가에는
서점이라곤 없더구나.

술집에 옷가게에 PC방 천국.
독서하고 토론하는
젊은 지성은
옛 말이 되어 버렸더구나.

나라의 미래가 궁금하면
눈 들어 대학을 보라 했건만.

조용히 듣고 있던 우리 딸이
가방을 열어 보여주더군.
'토익 완전 정복'
'9급 공무원 시험 합격총서'…

아빠,
기사 내용이 맞아요.

입학하자마자 듣는 말은
"취업은 전쟁이다.
'이태백'이 되기 싫거든
토익 점수 높여라,
고시 준비.취업 스터디
일찍 시작해야 뒤지지 않는다."

전공 서적은
시험 때나 구경하죠.

29세 이하 5명 중 1명이
일자리를 못 구하는 사회.

'진짜' 공부를 하라고
대학생들에게 요구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을까.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이 3년래 최고치인 9.1%를 기록했다. 최근 한양대가 학생 10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20명(48%)이 "하루에 공부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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