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추가 파병"…동맹국은 철군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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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근 '봉기' 사태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의 대처는 확연히 다르다. 미국은 '병력을 더 보내 대응한다'는 강경 자세지만 '동맹국'들은 흔들린다.

◇미국은 대규모 증원=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8일 "필요한 만큼 강력한 전략을 펴겠다"며 "미군의 귀국 일정을 조정하거나 신병을 충원해 이라크에 더 많은 병력을 유지할 것"이라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국방부가 최소 수천명 이상을 증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라크 근무를 끝낸 미군 수천명의 귀국을 연기시키는 조치 등을 통해 사단 규모 이상(2만5000명)의 병력을 추가 주둔시키게 될 것"이라고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은 또 유엔이 이라크로 복귀할 경우에 대비해 프랑스.인도.파키스탄 등 10여개국에 유엔 요원들의 경호를 담당할 다국적군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한편 7일 오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30분간 전화통화를 한 영국 블레어 총리는 다음주 미국에서 부시 대통령,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긴급 연쇄 회동을 하고 이라크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영국 총리실이 7일 발표했다.

◇흔들리는 동맹=이라크에 병력을 보낸 미국의 동맹국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 미국은 6개 동맹국에도 추가 파병을 요청했지만 성과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ABC방송이 6일 보도했다. NBC방송도 "영국조차 추가 파병을 거절할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부 국가는 철군 방침을 서둘러 밝히고 있다.

30명의 병력을 파견한 카자흐스탄은 7일 "오는 5월 근무 기간이 끝나면 모두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우크라이나군은 알마흐디 민병대의 공격으로 자국군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하자 7일 관할지역인 쿠트에서 병력을 철수해 버렸다. 레셰크 밀레르 폴란드 총리는 "병사들의 사망 장면을 보게 되면 국민의 철군 목소리가 거세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서울=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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