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집회인지 쇠파이프 시위인지…네티즌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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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의 주최단체 집행부 간부가 처음으로 경찰에 구속되면서 집회 정체성에 대한 찬반 논란이 온라인에서 뜨겁다.

28일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미신고 불법집회를 주최하고 시위대의 청와대 방면 진출을 선동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 안진걸(35)씨와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부의장 윤희숙(32·여)씨를 구속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과연 구속이 정당한 것인 지, 또 변질되고 있는 촛불 집회의 향후 정체성 등을 놓고 인터넷 주요 커뮤니티에서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다.

네티즌 ID 'ldawit'는 "소중한 평화적 촛불 시위를 정치적 색깔과 자신의 이익 단체를 위해 이렇게 망쳐 놓았다”며 “촛불 시위가 평화적 시위가 아닌 폭력 시위가 되게 한 사람들은 엄중히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dhtpwjd5'는 "촛불 집회인지 쇠파이프 시위인지 모르겠다"며 "집회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자"고 말했다. 반면 'killdkrvmffj'는 "유신 체제를 보는 듯 하다", 'lately00'은 "대다수 순수한 비폭력을 지향하며 평화촛불시위를 하는 사람까지 모독하지 말라"고 했다.

이밖에 'jj0124h'는 "촛불집회를 부정하려는 마음은 없다. 그러나 처음에는 순수한 의도의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가 어느 사이인지 엉뚱한 성향으로 변질되고 있어 많은 국민들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집회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았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수 차례 촛불집회 사회자를 맡아 청와대 진출, 정권퇴진 운동 등을 선동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은 영장발부 이유에 대해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고 피의자들의 가담 정도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에 비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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