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뼈가 말하는 진실앙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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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호 07면

미국 폭스 TV의 인기 드라마인 ‘본즈’는 캐시 라익스의 베스트셀러 소설 ‘본즈, 죽은 자의 증언’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뼈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여성 인류학자의 지력을 빌려 잔혹한 살인사건을 해결한다는 기본 얼개만을 빌렸을 뿐이다. 전체적인 구성은 잘 만들어진 범죄 수사물 드라마의 룰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어 현재 가장 주목해야 할 차세대 수사물의 선두주자라 하겠다.

문은실의 미드열전 <25> 본즈

워싱턴 제퍼소니언 박물관에서 법의학자로 근무하고 있는 템퍼런스 브래넌 박사를 주축으로 한 연구소 직원들이 FBI 수사관 실리 부스와 함께 말 그대로 뼈만 앙상하게 남은 시체를 조사해 범죄를 해결해 나간다. ‘CSI’ 시리즈와 같은 드라마에서 가끔씩 등장했던 뼈를 퍼즐 삼아 시체를 재구성해 범죄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이 하나의 중심 소재로 드라마 전체를 관통한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대부분의 범죄 수사물에서 뼈가 등장했던 에피소드는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는 선입견이 시청자들에게는 있다. 사실 그랬으니까. 그래서 ‘본즈’의 제작진들은 어떻게 하면 차별성과 경쟁력 있는 또 다른 범죄 수사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탄생된 드라마 ‘본즈’는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범죄 수사물로 솟아오르게 된다.

그중에서도 브래넌 박사와 부스가 남녀 한 쌍으로 미국 전역을 누비며 표면상의 연애감정 없이 알콩달콩 대립하며 서로를 아껴가는 과정은 ‘엑스 파일’의 멀더와 스컬리만큼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를 자랑한다. 공부만 하다 보니 세상 물정을 잘 몰라 있는 그대로 말하는 습관이 몸에 밴 브래넌 박사와 전형적인 마초형 형사 부스의 개그 콤비 또한 모든 드라마가 꿈꾸는 가장 고난도의 유머를 구사한다.

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차고 넘치는 범죄 수사물이 지겨워지는 느낌이 있다면 다른 장르로 점프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겠지만 아예 한 장르를 깊이 파보는 것도 또 하나의 선택이다. 국내에서는 케이블 채널 XTM에서 세 번째 시즌을 방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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