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實勢 左삼재 右원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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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공천은 출마후보들에겐 생사여탈부나 다름없다.공천을 받느냐 못받느냐에 따라 정치생명이 왔다갔다 한다.
최근 여권에선 공천을 둘러싸고 「좌삼재 우원종」이란 말이 나돈다.「좌삼재」는 물론 신한국당(가칭)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을의미하고 「우원종」은 이원종(李源宗)청와대 정무수석이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둘러싼 힘의 분포도를 암시하는 말이다.
「좌삼재와 우원종」은 15대 총선에서 여당 공천자들을 선발하는 책임을 맡고있다.야구에서 빅게임을 앞두고 「엔트리 넘버(출전선수)」들을 결정하는 감독의 역할이다.
물론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다.金대통령은 이미 『이번 선거에서 공천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힌바 있다.「정치 9단」이라는金대통령은 선거의 전체 판세를 어떻게 몰고가겠다는 결단을 직접할것이다.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영입및 공천도 대통령의 몫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역할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나머지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물을 고르는 역할은 결국 「좌삼재와 우원종」이 하게된다.최형우(崔炯佑).김덕룡(金德龍)씨등 다른 민주계 실세들도이 작업에선 한발 벗어나 있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는 이 두사람이 여권의 신실세(新實勢)다.
姜총장과 李수석은 상당기간 「사전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진다.姜총장은 이미 지난해 9월부터 당 부설기관을 통해 여러차례 지역구마다의 민심동향을 파악했다고 한다.지역구 활동을 게을리해왔던 중진의원들도 상당수 파악됐다.현역의원들을 제치고 낯선인사들이 공천후보로 오르내리게 된 배경은 이것 때문이다.
李수석은 색다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논란이 되는 지역에 직접 암행감사반을 내려보내 현지 민심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책상 공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다.암행감사반의 의견은 공천작업에서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공천은 「좌삼재」의 전체 분석과 「우원종」의 현지 민심파악의 합작품인 셈이다.
「좌삼재」와 「우원종」이 선발한 선수들의 면면은 다음달 6일열리는 전당대회때 모두 드러나게 된다.이들 「선수들」이 15대총선에서 어떻게 뛰어 주느냐에 따라 「감독들」인 「좌삼재」「우원종」의 정치적 운명도 결정될 것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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