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대화 늘리자홈바 유행-베란다.거실등 간단히 개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신세대 부부들 사이에 집안 한 곳에 홈바를 만드는 것이 유행이다.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아내와 함께 대화를 나누다보면 부부간 금실이 도타워지고 화목한 가정 분위기 조성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달콤한 포도주라도 한잔 곁들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
종전에는 단독주택이나 큰 평수 아파트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홈바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나름대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비록 규모가 작은 아파트라도 아늑한 분위기 연출이 얼마든지가능하기 때문.
인테리어업체 토데코의 성수환(成水煥)과장은 『최근 들어 홈바를 갖추는 아파트가 부쩍 늘고 있다』면서 『위치는 대부분 베란다.거실.주방 등이며 아예 작은 방 하나를 홈바로 개조하는 사례도 있다』고 소개.홈바는 간이 테이블.키큰장 또 는 일반 수납장.의자등으로 구성되며 비용은 50만~250만원 정도면 아담하게 꾸밀 수 있다.
서울성동구광장동 정은주(鄭恩珠.32)씨는 아파트 베란다에 미니 홈바를 만든 케이스.시부모와 함께 살고 있어 남편과 둘만의공간을 갖고 싶은게 평소의 꿈이었다.생각 끝에 현관 입구 방에딸린 베란다에 나무를 깔고 창틀 밑 부분에 간 단히 넓이 20㎝,길이 130㎝ 가량의 판자를 걸쳤다.베란다 한쪽 벽에는 나무로 간단한 찬장을 짜 붙이고 이동식 왜건도 하나 만들었다.조그마한 검은색 냉장고도 하나 장만했다.비용은 하루치 인건비 포함해 50만원 정도.
鄭씨는 『홈바를 만들고 나서 남편의 귀가시간이 빨라졌고 당연히 대화도 늘었다』고 자랑한다.
서울동대문구장안동 김선희(金善姬.36)씨는 주방 한켠에 자그마한 홈바를 마련했다.술잔걸이와 와인 선반을 만들고 냉장고 옆에 폭 140㎝,높이 2 가량의 키큰장을 설치했다.
키큰장 중간에 술잔을 수납하는 공간을 만들었다.와인 선반과 키큰장은 유리문으로 하고 할로겐 매입등(埋入燈)을 천장에 달아분위기를 살렸다.120㎝ 남짓한 2단 카운터가 테이블 역할을 한다. 들어간 비용은 250만원.金씨는 『사업하는 남편이 평소홈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해 큰 맘 먹고 시도했다』면서 『남편이 사업상 만나는 사람 외에 흉허물없는 친구들은 가끔 집으로 데려 오곤 하기 때문에 어쨌든 바깥에서 술 마시는 시간이 조금은 줄어든 듯하다』고 홈바의 효능을 소개.경기도 일산신도시에 사는 박지숙(朴志淑.33)씨는 베란다쪽 거실 귀퉁이에 키큰장과 카운터를 설치,홈바로 꾸몄다.
4단으로 된 키큰장은 술잔걸이.수납장 기능을 동시에 하도록 했다.또 홈바 분위기 연출을 위해 플로어 스탠드도 하나 장만했다.거실 모습이 확 달라졌다.비용은 대충 200만원 정도 들었다.朴씨는 『홈바의 경우 눈요기에 머무르는 다른 인테리어와 달리 부부간의 감정표현이 더욱 진솔해지는 등 실질적인 효과까지 있어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김명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