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에 문예·전문직 ‘공동체 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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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완주군 동상면 수만리 학동마을은 ‘청국장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30여 가구의 주민이 공동으로 청국장을 만들어 인터넷 등을 통해 팔아 연간 1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학동마을의 청국장 생산은 10여 년 전부터 이곳에 들어와 사는 정세희 전 전북대 교수가 이끌었다. 정 전 교수는 일본 유학시절 경험을 살려 생 청국장 및 분말 청국장의 제조·생산방법을 지도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같은 마을로 이주한 산업 디자이너 정동식씨는 ‘깊은 숲 학동마을’이라는 브랜드와 포장재 디자인 작업에 도움을 줬다.

완주군이 정 전교수처럼 농촌에 사는 전문직과 문화예술인들 하나로 묶는 전원생활 커뮤니티 ‘라테타운(Latte Town)’을 꾸민다. 전문가들의 지식과 정보, 기술을 자원화 해 농촌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려는 것이다.

동상면·소양면 일대에는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을 즐기는 대학교수 등 전문직,음악·미술 등을 전공하는 문화예술인 30여 명이 살고 있다.완주군은 이들과 협의해 최근 ‘라테타운 커뮤니티 전문가협의체’를 만들고 홈페이지(www.lattetown.kr)를 개설했다.

이들은 앞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소득창출 사업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 농촌지역 주민들의 문화적 소외감을 달래고 도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작은 음악회·전시회 등을 열 계획이다.

‘라테타운’은 미국에서 고소득 전문 지식인들이 사는, 풍광이 좋은 농촌의 자유 공동체 마을을 말한다.매사추세츠의 노스햄턴과 몬태나의 미줄라,노스캐롤라이나의 월밍턴 등 수백 곳이 있다.라테타운은 농촌의 생산·휴양·관광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한편고급 문화를 잉태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전원주택과 도자기·천연염색 공방, 미술관,판소리 전수관,전통찻집,유기농장 등이 어우러지는 라테타운이 조성되면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는 한편 일자리 창출,지역경제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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