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신고 때 핵무기는 제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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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26일께로 예정된 북한의 핵 신고엔 핵 물질·시설 등 핵 프로그램이 담길 뿐 핵무기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북한의 핵 신고 범위와 관련해 핵무기가 제외될 것이란 관측이 나돌았으나 책임 있는 당국자가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전 베이징의 차이나월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기 문제는 후속 국면에서 논의할 일”이라며 “현 시점에서 신고는 핵 물질 및 핵 시설 등 핵 프로그램을 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국면은 아니지만 북한도 무기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또 “전날 백악관이 언급한 대로 북한의 핵 신고는 26일이 목표 시한”이라며 “(북한이 제공한) 핵분열성 물질의 양을 입증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핵 프로그램 신고 목록에 담길 핵 물질 중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이 완전하고 정확하게 신고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 신고서가 제출되면 미국은 테러 지원국 해제 절차에 착수하며 45일 이내에 핵 신고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검증하는 메커니즘을 만들어 검증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후 세르게이 라조프 주중 러시아 대사와 만나 차기 6자회담 일정과 북핵 신고서 제출 문제 등을 논의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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