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필리핀 여객선에 갇혀 적어도 500명은 사망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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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필리핀 해역 시부얀 섬 부근에서 침몰한 필리핀 여객선 ‘프린세스 오브 더 스타’ 호의 생존자를 찾기 위한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500명 이상이 배 안에 갇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이 24일 보도했다.

침몰한 배에는 외국인 승객도 상당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한국인 관광객과 현지 교민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필리핀 해군과 해안경비대 잠수부 등으로 구성된 구조대는 이날 오전 태풍으로 침몰한 여객선 선체에 구멍을 뚫고 배 안쪽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생존자 대신 수많은 시신만 발견했다. 필리핀 해군 아레발로 대변인은 “현재까지 생존자를 찾지는 못했지만 수색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배 안에서 몇 구의 시신을 발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필리핀 해군 등은 선체 내의 공기가 몰려 있는 공간에 생존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구조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수색 작업이 계속되면서 이날 오후까지 500구가 넘는 시신이 추가로 발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1일 태풍으로 침몰한 ‘프린세스 오브 더 스타’ 호는 2만3824t급으로 마닐라와 세계적인 휴양지 세부 구간을 운항하는 정기 여객선이다. 최대 승선 가능 인원은 2000명이지만 침몰 당시에는 관광객과 선원 등을 합쳐 864명이 타고 있었다. 배는 20일 마닐라에서 출발해 세부로 가던 중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다가 21일 밤 태풍 ‘펑선’을 만나 난파했다. 다음날 오전 5시쯤에는 침몰했다. 현재까지 생존자 57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장인 윌프레도 타마요 제독은 그러나 “배 안에 남아있던 승객 대부분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을 것”이라며 “선체 안에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구조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 적십자협회도 “헬리콥터와 구조 전문 인력을 갖춘 미 해군 군함이 곧 구조작업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침몰한 여객선 선사 측에서 사망자 한 사람당 20만 페소(약 48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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