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유치원' 주부들에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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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미운 세살.네살배기 자녀를 둔 엄마들의 한결같은 고민 한가지. 하루가 다르게 머리가 커가는 아이들을 다잡아 뭔가 가르쳐보고 싶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다는 것.
살림에 치이다보니 따로 시간내기도 힘들고 자기 고집이 생긴 아이들은 엄마 말은 도통 들어주지 않는다.
주부 임미이(任美二.32.안양시비산동)씨는 같은 아파트 앞뒷집에 사는 신순라(申舜羅.33).박미숙(朴美淑.32)씨와 함께「엄마 유치원」을 차리며 이런 고민을 해결했다.지난해 8월 문을 연 이 유치원의 선생님은 바로 任씨를 비롯한 세명의 주부들.이들은 마침 세돌이 채 안된 같은 또래 아이를 하나씩 둔 것이 인연이 돼 한달씩 번갈아가며 집에서 자기 자녀를 포함한 세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가 유치원에 갈 나이는 안됐지만 노는대로 마냥 방치해두기도 찜찜했었어요.네살반을 따로 운영하는 유치원도 있고 그림책이나 한글카드 등을 교재로 유아들을 가르치는 방문교사도 많지만비용이 만만치 않더군요.』 任씨는 학교때 부전공으로 교육학을 수강했던 기억을 되살려 다른 주부들과 함께 그림그리기.만들기.
책읽어주기.노래부르기 등을 중심으로 나름의 커리큘럼을 짜 1주일에 두번씩 수업을 진행한다고.
반포에 사는 김혜정(金惠貞.38)씨는 이웃친구와 함께 자녀들이 유치원 다닐 때부터 국민학교 2년생이 되는 현재까지 한글과산수를 나눠 가르쳐온 경우.아이들은 으레 받아쓰기 숙제를 할때는 金씨집에서,덧셈.뺄셈 문제를 풀 때는 이웃친 구 집으로 옮겨다닌다고 한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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