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라운지] “기름 아끼자” 여객기들 화장실 물까지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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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최근 항공기에 싣고 다니던 정비부품 보관용 박스를 철제에서 플라스틱 재질로 바꿨다. 철제 박스의 무게는 114㎏이지만 플라스틱은 44㎏으로 가벼워서다. 200㎏짜리 예비용 타이어도 싣지 않고 해외 주요 공항에 보관해 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화장실용 물도 80%만 싣는다. 보잉777 기종 기준으로 보통 1200㎏을 싣던 물을 승객들의 실제 사용량 수준인 800~900㎏으로 줄인 것이다.

그 이유는 뭘까? 항공기가 가벼워지면 그만큼 연료가 적게 먹히기 때문이다. 고유가 시대에 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한 ‘항공기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항공사들에 따르면 기체 무게를 100㎏만 줄여도 연간 24억원(B747-400 기준)의 연료비가 절약된다.

비행기 ‘다이어트’ 방식은 다양하다. 기내 서비스용 카트도 27㎏짜리에서 21㎏급으로 바꾼다. 연료도 실제 사용량에 맞춰 가능한 한 적게 채워 넣는다. B747-400은 1회 비행에서 연료를 45㎏만 덜 실어도 연간 10억원을 아낄 수 있다. 기내 비치용 책자의 무게와 크기까지 줄인다. 식기도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교체한다.

지난해 한 외국 항공사는 회사 로고만 빼고 화물기의 페인트를 모두 벗겨내는 방식으로 200㎏을 줄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엔진 청소도 한다. 지난 3월 영국에서 최신 엔진 세척장비도 들여왔다. 엔진의 찌든 때를 빼내 성능을 최대한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행기 ‘다이어트’만으로는 연료 절약을 극대화하기 어렵다. 비행 절차 개선도 필요하다. 북극항로 등 최단거리로 비행하고 지상에서도 동선(動線)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쓰고 있다. 대한항공은 비행시간을 1분만 단축해도 회사 차원에서 연간 180억원 이상의 기름값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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