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앵커들 잇단 총선 출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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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TV시대의 대중스타인 뉴스앵커(진행자)들이 속속 15대총선전에 뛰어들고 있다.
8일엔 네번째로 MBC앵커 정동영(鄭東泳.43)씨가 국민회의입당.총선출마를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신한국당(가칭)쪽으로는 이미 박성범(朴成範.서울중구).이윤성(李允盛.인천남동갑).맹형규(孟亨奎.서울송파을)씨등이 공천받아 열심히 표 밭을 갈고 있다. 鄭씨는 앵커출신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야당을 택했다.선배앵커인 하순봉(河舜鳳)의원이나 봉두완(奉斗玩)전의원은 모두 여당의 말을 탔었다.鄭씨의 국민회의 입당에는 이해찬(李海瓚)총선기획단장의 권유가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鄭.李씨와 국민회의의 박우섭(朴祐燮)인천남갑위원장,보도지침 폭로사건의 김주언(金周彦)전기자협회장등은 모두 서울대 72학번동료. 이들을 포함,30여명은 대학졸업후 「마당」이라는 모임을월 1회정도 가져왔으며 기본적으로 야당지향성이라고 한 회원은 소개했다.鄭씨는 전북 순창태생으로 전주고.서울대 국사학과를 나왔다. 鄭씨가 어떤 형태로 15대총선전을 치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당내에는 그가 높은 지명도와 참신성을 가지고 있는만큼 서울.수도권에 출마해야한다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당지도부에서는 그를 전국구로 영입해 총선대책본부 대변인을 맡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김대중(金大中)총재는 총선이후 97대선까지 그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의욕을 가지고 있는 것같다.
정당이 앵커를 탐내고 앵커도 정치참여의 강한 유혹을 느끼는 것은 물론 앵커가 대부분 일정수준 이상의 지적(知的)인기.지명도.참신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
KBS출신의 이윤성씨는 『사실 앵커 개인의 면면이 뉴스시청률에 반정도는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며 『처음 지역에 뛰어들어보니 이름.얼굴 알리기면에서는 앵커경력이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본인.정당의 이익을 떠나 방송(언론)의 객관성.신뢰성이란 측면에서 앵커의 돌발적 정당입당에 대해 비판도 적잖이 제기되고 있다.방송인 출신으로 정치에 몸담고 있는 모씨는 『앵커에게도 정치적 선택의 자유는 있지만 자신의 행동이 방송의 객관성과 시청자의 방송신뢰도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앵커를 마치고일정기간 완충기를 가진후 나타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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