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8년만에 '대수술'-재경원,업종.품목별로 차등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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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중소기업등의 국내 산업 구조조정을 돕기 위한 산업정책적 차원의 관세율 전면 조정이 이뤄진다.지난 88년 이후 8년만의 관세율 개편이다.이에 따라 97년부터 수입 물품과 원자재에 대한관세가 상당 부분 달라진다.
예컨대 경쟁력을 키워 나갈 필요가 있는 중소.경공업 제품에 들어가는 원.부자재에 대한 관세는 낮추고 외국산 완제품에 대한관세는 높이는 식으로 바뀐다.
재정경제원 고위 관계자는 6일『80년대 산업간 중립 관세(업종별로 차등을 두지 않고 원자재.중간재.완제품별로 균등하게 세율을 매기는 관세)로 정책이 바뀌면서 관세율이 급격히 낮아지는바람에 우리 경공업이 설 땅을 잃었다』며『이제라 도 선진국처럼업종별.품목별로 차등을 두는 산업 관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경원은 곧 통산부.업계.학계와 함께 산업 분야별로 20개 팀을 구성해 작업에 들어간다.각 팀은 업종별 현황과 장기 비전에 따라 관세율 조정 대상 품목과 폭을 정하게 된다.
관세 조정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새 상품을 개발하거나 자동화등 노력을 기울이는 중소기업이 외국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를 때까지 양허세율 범위 안에서 배려하는 것이라고 한관계자는 밝혔다.만약 운동화가 선정된다면 현재 8%인 관세율이내년에 최고 23.2%(운동화의 양허세율)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그러나 실제 대부분 품목의 관세율은 2004년의 평균 양허관세율 13% 이내에서 조정될 전망이다.
재경원은 이같은 제도가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돼 있으며 평균 관세율이나 연간 관세 징수 규모를 약간 낮게 가져가면 통상마찰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관세율 개편은 83년과 88년 전면적으로 이뤄졌다.지난해의 평균 관세율은 7.9%(공산품 6.2%,농산물 16.6%)로 미국(7%),유럽연합(EU.7.3%),일본(6.3%)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관세 징수액은 94년에 3조4,489억원으로 전체 세수(稅收)의 7.3%였다.지난해에는 4조6,767억원이 걷혔을 것으로추정되며,올 예산에는 5조495억원(예산의 8%)이 잡혀 있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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