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9회말 역전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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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와의 원정경기에서 삼성 선동열 투수코치(中)가 투수 노장진(右)을 격려하고 있다.[광주=연합]

불꽃이 튀었다. 패전의 먹구름이 밤 하늘에 가득 찰 때 역전의 용사들이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프로야구 개막 3일째인 6일 시즌 첫 야간경기에서는 역전 홈런과 끝내기 안타가 터지는 명승부가 연출됐다.

'차세대 홈런왕' 김태균(한화)은 대전 SK전에서 9회 말 끝내기 2점 홈런으로 7-6 대역전 드라마의 영웅이 됐다. 김태균은 1-3으로 뒤지던 5회 솔로홈런을 쳐낸 뒤 5-6으로 뒤지던 9회 말 2사 3루에서 SK 마무리 이상훈으로부터 왼쪽 외야 스탠드를 훌쩍 넘기는 135m짜리 장외홈런을 터뜨렸다. 일순간 숨을 죽였던 관중은 곧 환호의 도가니에 빠졌다. 올 시즌 첫 끝내기였다.

공격력만큼은 최상위권으로 분류되는 한화 타선은 3-6으로 뒤진 9회 불을 뿜었다. 한화는 장종훈.임수민.이영우의 연속 2루타로 순식간에 한점 차로 따라붙은 뒤 4번 타자 김태균이 마침표를 찍었다. 김태균은 "오늘 컨디션이 너무 좋아 오히려 걱정이었다"며 기뻐했다.

SK는 정경배의 연타석 홈런, 박경완의 세 경기 연속 홈런으로 초반 기세를 올렸으나 9회 등판한 마무리 이상훈의 '불쇼'로 역전패했다.

기아는 삼성과의 광주 홈 개막전에서 연장 10회 말 1사 2루에서 터진 김상훈의 끝내기 안타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기아는 8회 초까지 1-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8회 말 홍세완, 9회 말 이재주의 적시타로 1점씩 따라붙어 올 시즌 첫 연장전에 돌입했다.

기아는 10회 말 선두 홍세완의 안타로 찬스를 만든 뒤 1사 2루에서 김상훈이 우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를 뿜어냈다.

그러나 9회 말 기아 선두타자 이종범의 헛스윙 여부를 놓고 석연찮은 판정이 내려져 삼성 김응룡 감독과 선동열 수석코치가 강력히 어필, 명승부의 뒷맛이 개운치 못했다.

롯데는 사직 개막전에서 두산을 4-0으로 꺾고 '부산야구'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에이스 염종석을 4, 5일 대구 삼성전 대신 홈 개막전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염종석은 6과3분의1이닝 동안 4안타.5삼진.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아 시즌 첫승을 올리며 양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롯데는 0-0이던 5회 말 단 한개의 안타로 2점을 뽑는 경제적인 야구로 기선을 잡았다. 1사 1,3루에서 박기혁의 유격수 플라이 때 3루 주자 김주찬이 센스있는 주루 플레이로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고, 2사 2루서 정수근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광주=이태일 기자, 대전=남궁욱 기자,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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