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자금 모험기업에 몰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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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난해 미국의 투자자금이 하이테크업종의 벤처(모험)기업에 크게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인터네트.컴퓨터통신.생명공학 관련 기업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이들 분야의 창업기업들에 대규모 자금이유입됐다.
이러한 투자자금의 흐름은 향후 성장산 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벤처캐피털 전문정보지인 프라비트 에쿼티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작년 1~10월 미국내 47개 벤처캐피털회사의 투자액은 34억달러로 전년 동기 투자액 25억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특히 4.4분기에 투자가 더욱 활기를 띠는 예년의 추세를 감안할 때 지난해 벤처캐피털회사들의 투자액은 기록적인 붐을 이뤘던 80년대 중반이래 최고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벤처캐피털 회사들의 투자는 실리콘밸리에 집중됐다.전체투자액의 32.3%가 이 지역의 하이테크 창업기업들에 쏟아 부어졌다. 벤처캐피털이 집중 투자된 곳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및 통신분야와 의료기술.생명공학 등 첨단의료 분야였다.반면에 컴퓨터제조회사쪽에는 자금이 별로 흘러 들어가지 않았다.
지난해 뉴욕증시를 주도한 첨단기술 관련업종의 창업기업에 자금이 몰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특히 첨단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통해 이들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벤처캐피털의 일반적인 수익패턴은 창업기업에 투자해 3~5년사이에 그 기업이 성공적으로 기업을 공개하거나 좋은 조건으로 다른 기업에 매각 또는 합병됐을 때 소유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미 증시의 하이테크기업 주가상승세는 벤처기업에대한 투자매력을 한껏 높였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중에만 312개사가 기업을 공개해 164억달러어치의 주식을 상장했으며,같은 기간중 이들 주가는 평균 60%나 상승한 것으로 기록됐다.
4년반째 계속되고 있는 신주(新株)인기가 얼마나 지속되느냐가관건이긴 하지만 벤처캐피털 붐에 대한 경계의 소리도 없지 않다.그러나 하이테크산업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점에서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더 많다.
샌 호제이=박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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