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화교세력 "족쇄" 풀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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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동남아 경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화교세력이 최근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의 정책전환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부미푸트라」라고 하는 현지인 우대 및 화교경제권에 대한 차별정책을 수정해 현지의 화교재벌들을 말레이시아 경제개발에 다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말레이시아정부는 71년부터 기간산업에 대한 화교기업들의 참 여를 제한해 왔으며 국영기업의 민영화과정에서도 화교기업들을 배제해 왔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이러한 정책을 일부 수정해 중소기업 육성정책에 화교자본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나섰다.말레이시아와 마찬가지로 화교재벌들에 대해 견제정책으로 일관해 왔던 인도네시아도 최근 화교자본의 적극 유치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 는 것으로알려졌다.
이들 동남아국가의 정책전환은 자체 민족기업이 이미 정착단계를넘어섰다는 자신감과 함께 화교자본이 현지 경제발전에 적극 기여할 수 있다는 현지 정부당국의 재평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을 포함해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지에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는 동남아권의 화교재벌은 최근의 이러한 추세에힘입어 자체적인 유대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태국 방콕에서 제3차 세계화교상인회의가 열린 것을 비롯해최근에는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전세계에 화교기업에 대한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가동됐다.중국 또한 이번 회의에 300명의 대표진을 파견해 이들의 국내 투자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대만도 중국과의 긴장관계에도 불구하고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의 측근 인사를 대표로 파견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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