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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95년 의료.의학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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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95년 의료계는 국제화시대를 맞아 차분하게 내실을 기할 수 있는 한해였다.
1월10일 사상최저 수준인 64.3%의 합격률을 기록한 의사국가시험은 새해 벽두부터 의료계에 일대 파문을 일으켰다.낙방자들의 시위와 병원의 인턴확보난등 사회적 문제로 비약되자 보건복지부는 7월 재시험을 통해 합격률을 85.7%로 끌어올렸고,이를 계기로 암기식 시험준비에만 치우쳤던 의학교육의 병폐가 개선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금년도 병원계의 핫 이슈는 의료기관 서비스평가였다.정부의 의료보장개혁의 하나로 9월부터 시행키로 했던 평가사업은 병원계의반발로 진통을 겪다 이달 들어서 전국 39개 3차 진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서비스평가는 종래 의사중심에서 환자가 만족하는 병원으로 바꾸기 위한 발상이라는 점에서 국민들로부터 환영받았지만 평가항목이의학수준보다는 편의시설에만 집중돼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올해는 광케이블이 안방까지 연결되는 2000년대를 앞두고 초고속망을 활용한 의료정보시스템 개발의 원년으로 기록될 만하다.
지난 8일 서울중앙병원과 미국 조지타운대간에 멀티미디어 원격화상을 이용한 임상증례회의가 열렸다.이날 원격화상 회의는 정부의 「초고속망을 활용한 의료정보시스템 개발」 1차연도 연구사업결과로 관심을 모았다.
올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암사망자수는 4만9,000여명.사인별 순위로는 2위였지만 30대에서 60대까지 1순위를 기록,여전히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공적 1호로 드러났다.따라서 올해 국내 의학계의 괄목할만한 업적도 암치료에 집중돼 있다.
대표적인 연구로는 방사성동위원소인 홀뮴166을 이용한 피부암과 간암 치료.한국원자력연구소와 연세대의대 진단방사선과가 협력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치료법은 특히 간암치료에서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 세계학회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밖에도 서울대병원 내과 허대석(許大錫)교수팀은 위암과 두경부암에 걸린 말기암 환자 4명에게 유전자치료를 국내 처음 시도했고,중앙대 필동병원에선 암덩어리를 얼려 절제해내는 냉동수술요법을 시행,관심을 모았다.
가톨릭의대 김동욱(金東煜)교수팀은 혈액암환자에게 골수은행을 통해 조직이 맞는 비혈연관계의 골수를 이식,성공함으로써 혈연이없는 수많은 혈액암환자에게 희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6월 「암정복 10개년 계획」을 수립,암퇴치를 위한 거보를 내디뎠다.
올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사건은 한의사와 약사회의 한약분쟁이었다.한약취급자격을 둘러싼 싸움은 양단체의 골깊은 이해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면서 올해도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못한채내년도 복지부의 숙제로 넘겨졌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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