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부 쿠데타 가능성-민족통일연구소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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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정일(金正日)이 경제 재건에 실패할 경우 북한군부는 쿠데타를 감행,노동당을 무력화시키고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특히 이 주장은 최근 북한 전역을 휩쓴대홍수로 북한경제가 회복불능 상태에 빠진데다 ■ 근의 북한 군부가 경찰및 보안기능을 담당하는등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는 보도와 일맥상통한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있다.민족통일연구원 정영태(鄭永泰)연구위원은 25일 「김정일 체제하의 군부역할」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鄭연구위원은 『북한의 경제문제가 김정일정권의 정통성과 권위를해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김정일과 당의 정통성 붕괴로 지도통제체계의 붕괴위험에 처하게되는 사회적 혼란사태가 발생할 경우 군부는 진압을 위해 적극 개입하게 될 것』이라며 쿠데타 가능성을 피력했다.
鄭연구위원은 또 『이럴 경우 북한군부는 노동당의 제도적 권위에 도전하기 보다 국가적 현상유지를 위해 당의 제도적 권위체계를 수호하기 위한 마지막 세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쿠데타 성격과 관련,鄭연구위원은 『북한군부는 기존 정권의 전복 보다는 폴란드 야루젤스키장군에 의한 군부 쿠데타와 같이 군부 스스로 당지도부를 대체하는 대안을 선택하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군부쿠데타설」과 관련,결정적 변수가 될 「경제」가 호전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북한연구소의 이항구(李恒九)연구위원은 『김일성(金日成)사망후 군부 내 차수그룹의 서열 변동이 심상치 않다』며 『북한의 권력 핵심부에 이미 11명 정도의 차수들로 구성된 북한판 국가보위비상위원회가 설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성산(姜成山)총리 사위로 지난해 7월 귀순한 강명도(康明道.37)씨도 『북한은 60년대 허봉학 사건을 비롯,이효순 사건.김창봉사건.김병하사건.안종호사건등 10년을 주기로 끊임없이 쿠데타 기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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