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판 거인들이 '죽음의 조(組)'에서 격전을 벌이게 됐다. 5일부터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천안장사 씨름대회에서는 8강에서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LG)과 '원조 골리앗' 김영현(신창)이, '모래판의 황태자'이태현(현대)과 '왕눈이'염원준(LG)이 만난다. 이 경기의 승자들은 다시 4강에서 맞붙게 된다. 8강전과 4강전이 사실상 주경기가 되는 셈이다.
한국씨름연맹이 이번 대회에 첫 적용한 '무작위 대진 추첨'의 결과다. 성적대로 대진표를 짤 경우 최홍만과 김영현이 결승에서 지루한 힘겨루기를 할 가능성이 커 이를 피해보자는 의도다.
'청룡.백호군'도 부활된다. 8명의 선수가 1부 리그 격인 청룡군이 되고, 나머지는 2부리그 격인 백호군이 된다. 백호군에서는 예선 리그전을 통해 1~3위가 다음 대회 청룡군으로 올라가고, 청룡군의 5~7품은 다음 대회 백호군으로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번 천안대회에서 8강 '죽음의 조'에 포함된 최강자 네 명 중 최소 한 명 이상이 백호군으로 떨어지게 된다. 백두장사에만 세 차례 오른 염원준을 제외하고는 모두 천하장사에 한 차례 이상 올랐던 선수인지라 자존심을 건 승부가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부터는 두 선수가 공격을 하지 않고 있을 때 주심이 동시에 주의나 경고를 내릴 수 있으며 고의 '장외'를 유도하는 선수에게도 경고가 내려진다.
씨름연맹 민병권 차장은 "지루한 부분을 피하고, 보다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