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95영화계-흥행작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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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올 한해 극장가 흥행은 할리우드 대작의 퇴조로 요약될 수 있다.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 하드3』가 95만명으로 흥행1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배트맨 포에버』『워터월드』『아폴로 13』『크림슨 타이드』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액션.SF영화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올렸다.
올해는 특히 성수기인 여름과 겨울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비자금정국이 터져서인지 전반적으로 저조했다.지난해 『라이언 킹』『포레스트 검프』등 초흥행작들이 있었던 반면 올해는 100만명을 넘어선 영화가 단 한편도 없다.
내용적으로 가장 화제가 된 작품은 프랑스의 독특한 액션영화 『레옹』.75만명의 관객동원으로 2위를 기록하면서 국내 영화계에 킬러영화 제작붐을 일으킬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 다른 나라에서 그다지 크게 성공하지 못한 『쇼생크 탈출』도 우리나라에서는 6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화제를 모았고 멕 라이언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프렌치 키스』가 35만명의 흥행성적으로 예상보다 롱런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영화로는 로맨틱 코미디 『닥터봉』이 37만명,『마누라죽이기』가 34만명으로 1,2위를 석권해 코미디가 강세를 보였다.
하반기에는 이민용감독의 『개같은 날의 오후』가 26만명으로 흥행선두를 달리며 숱한 화제를 뿌렸고 박광수감독의 『아름다운 청년,전태일』이 현재 17만명을 기록하며 장기상영에 들어갔다.하반기에는 홍콩 에로영화 『옥보단』이 중년층을 끌어들이면서 의외의 흥행을 보여 확대 개봉되는 「이변」을 낳은 점도 올해의 특기할 사항.또 관객동원면에서는 큰 흥 행을 하진 못했지만 홍콩왕자웨이(王家衛)감독의 『중경삼림』『동사서독』이 젊은층의 높은호응을 얻으며 「왕자웨이붐」을 낳은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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