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명예퇴직 증가-경영여건 악화로 '몸집줄이기'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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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금융계의 명예퇴직이 은행에서 제2금융권,선발사에서 후발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자율화.개방화 속에서 경영 여건이 어려워지자 몸집을 줄이기위한 방편의 하나로 명예퇴직제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것이다. 명예퇴직제란 정년이 되기 전에 자진해 직장을 그만 두는 직원에게 정상적인 퇴직금외에 소정의 특별퇴직금을 추가로 얹어주는 제도다.
◇은행=경영 쇄신을 위해 오는 98년까지 2,500명을 줄여나갈 예정인 서울은행은 지난 4~9일 1~4급 장기근속 직원을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모두 336명이 신청했다.
이중 정년이 한참 남은 4급직원(과장.대리)이 70명이나 포함돼 있다.
이에 앞서 상업은행이 올 10월 138명을 명예 퇴직시킨 것을 비롯,지난 3년간 7대 시중은행에서 모두 2,500여명이 일찍 직장을 그만뒀다.연초엔 한은에서도 이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광주등 지방은행도 이 제도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중이다. 은행들은 정년을 3~4년 남긴 부장에게는 명예퇴직금으로 약 2억~3억원씩 주고 있다.
◇증권=보람증권이 지난 10월 이 제도를 시행한 것을 비롯,영업력에 비해 조직이 비대해진 중소형 증권사들이 명예퇴직제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앞서 대우증권이 지난 93년 업계 최초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LG증권도 금년초 차장급이상 간부 4명을 명예퇴직시켰다.당시 정년이 10년정도 남은 부장이 2억2,000만원을 받았다. ◇투신=지난 94년 이 제도를 도입한 한국투신은 지금까지21명을 명예퇴직시켰다.특히 이 회사는 직급별 정년제(예컨대 대리 승진이후 13년내에 과장이 안되면 퇴직시키는 제도)를 금융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대한.국민투신도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정년을 2년3개월 남긴부장이 정년퇴직 때의 두배 가까운 2억7,000만원을 받았다.
◇투금=금융산업 개편으로 여건이 어려워진 투금사들도 명예퇴직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이 업종에서는 대한투금이 94년 처음으로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박의준.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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