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活건 가격파괴 붐 홍콩신문 폐간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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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사생결단의 가격전쟁에 돌입한 홍콩신문업계에 도산하는 신문사가속출하고 있다.
지난 11일 26년 역사의 전시일보(電視日報)가 문을 닫은 데 이어 16일엔 32년 전통의 쾌보(快報)와 중국연구가의 필독신문 홍콩연합보(香港聯合報)가 잇따라 폐간을 선언,9일부터 시작된 가격전쟁 이후 1주일만에 3개사가 도태됐다 .
이중 홍콩연합보의 폐간은 홍콩내 친대만계 신문의 종언을 고하는 의미를 갖는다.대만의 양대신문인 연합보와 중국시보(中國時報)는 97년 홍콩반환 이후 중국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각각 홍콩연합보와 중국시보주간을 홍콩에서 발행,거점 구축에 나섰으나 홍콩연합보가 3년7개월만에 먼저 백기를 들고만 셈이다.중국시보주간 역시 내년초 폐간계획이어서 대만의 중국정보 수집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중국문제 특종을 내며 고정독자를 확보해왔던 홍콩내 친대만계 언론의 영향력은 내년부터 자 취를 감추게 된다.
지난 9일 홍콩 최대부수의 동방일보(東方日報)가 기존 5홍콩달러(약500원,이하 홍콩달러)에서 2달러로 값을 내리며 시작된 가격전쟁은 17일 현재 3개사가 문을 닫고 6개 주요사가 최저 1달러까지 값을 내리는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 다.가격전쟁의 근인(近因)은 연말의 독자및 광고주 확보이나 그 원인(遠因)을 따져 보면 국제적인 지가(紙價)상승과 홍콩의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광고량 감소,지난6월 2달러로 시작한 애플데일리의 창간등 3가지로 압축된다.부동산 광고는 늘 홍콩신문의 1면 전면광고를 차지해 왔으나 올해 부동산경기가 지난해 30%수준으로 떨어지며 급락했고 애플데일리 창간으로 타격을 입은 동방일보가 연말을 기해 가격을 인하,대전쟁이 터지고 말았다.
이같은 가격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현재 30여종의 홍콩신문중 살아 남을 신문은 영자지인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 대중지인 동방일보,애플데일리,정론 추구의 명보(明報),성도일보(星島日報),재경신문등 극소수에 그칠 전망이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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