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사재기 극성-만기 5년짜리 금리 異常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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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채권시장에 사재기 열풍이 부는 가운데 자금이 특정채권에 몰려각종 시장금리의 격차가 기형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값이 계속 오르는 채권을 하루라도 빨리 사서 시세차익을 남기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회사채(3년물)금리가 11%대면 금융기관들이 주식으로 눈을 돌릴법도 한데 그럴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금융기관들은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앞두고 수요가 폭발,금리가 이상 급락하고 있는 장기채권확보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대상 채권도 국채뿐 아니라 금융채.회사채등 만기가 5년짜리면닥치는대로 사들이고 있다.
이 바람에 만기 3년짜리 채권과 5년짜리 채권의 금리차가 더욱 벌어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금융채의 경우 만기 3년짜리수익률이 11.55%인데 비해 5년짜리는 10.5%로 금리차가무려 1%포인트 이상 나고 있다.이들 채권의 금리차는 12월 초만해도 0.2%포인트에 불과했다.또 회사채의 경우도 만기 5년짜리 금리가 3년짜리에 비해 0.6%포인트가 낮다.
일부 증권사들은 기업들에 5년짜리 채권을 발행할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금리하락을 예상한 기업들이 이를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내년에는 회사채금리가 10%대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3년만기 회사채의 보유물량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장기저축상품 개발을 서두르는 은행들까지 채권매수에 가세해 기관간 채권확보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모증권사의 경우 이미 확보해둔 1종국민주택채권을 일반고객에게시장금리보다 높은 금리(싼값)에 파는 「반짝세일」을 준비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일부에서는 그러나 현재의 사재기 열풍이 투기적 성향이 있는만큼 후유증을 우려하기도 한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할 것같지는 않다』며 『최근 사들인 채권을 일시에 내다팔 경우 금리가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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