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맛있는여행] 밴댕이회 … 황홀한 강화도의 하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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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완구회사 직원입니다. 모두들 즐거운 5월에 매일 새벽까지 야근해야 하는 직장이죠. 일에 빠져 있다 보니 직원들끼리 싸운 것처럼 농담이나 잡담도 없이 지냅니다.

출퇴근 때 건네는 인사가 거의 다라고 보면 되지요. 어린이날이 지나고 단 하루라도 여유를 찾고 싶었습니다. 때마침 맛있는 여행을 보내준다기에 신청했는데 당첨이 됐네요. 이 기회에 매일 야근하며 밥 한 끼 제대로 못했던 선배와 가슴에 담아 뒀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드디어 강화도로 밴댕이회 여행을 떠났습니다. 6월은 밴댕이회 맛이 오를 대로 올라 강화도 어디를 가도 입이 즐겁다고 하더군요. 김포를 지나 초지대교까지 가는 데는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마니산 입구에서 선수포구의 횟집 밀집 지역에 도착해 청강횟집(032-937-1994)에 들어섰습니다.

은빛을 띠는 밴댕이회. 산란기라 살이 오를 대로 올랐습니다. 통으로 잘 다듬은 회에 기름기가 흐르는 것이 먹음직스러웠습니다. 상추·깻잎에 밴댕이 회 한 점 깔고, 마늘·고추 올리고 막된장 찍어 한입 넣으니 강화도 앞바다가 한입에 들어오는 느낌이었습니다.

밴댕이회 한 쌈에 쌉쌀한 맥주 한 모금 벌컥 마시니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답니다. 밴댕이회는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나더군요. 광어 같은 일반적인 회에 익숙해 있어 처음엔 밴댕이회가 약간 억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오래 씹으니까 단맛이 강하게 났습니다. 그동안 밴댕이를 젓갈이나 말린 것을 간장에 조려 먹기만 했었지요. ‘잔인한 5월 야근 피로’를 한방에 몰아내는 미각 여행이었습니다.

장경화(29·서울 용산구 한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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