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도 32비트시대-LG등 전자3社 시장先占 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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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친구들 사이에 「게임의 천재」로 불리는 창희(敞熙.12.D국교6년)는 요즘 한창 신난다.게임기를 TV나 컴퓨터 모니터에 연결,사용하는 비디오게임에 푹 빠져있는 그에게 최근 32비트 게임기 「새턴」과 「플레이 스테이션」이 생겼기 때 문이다.
32비트 게임기는 1,670만가지 색상과 완벽한 동화상(動畵像),CD와 같은 최고 수준의 음질이 재현돼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고급 오락기기.
비디오 게임도 32비트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지난 89년 8비트 게임기로 기지개를 켠 이래 지금껏 16비트 중심으로 이뤄져왔던 국내시장이 6년만에 전환기에 들어선 셈이다.32비트 게임기 보급의 선봉장은 LG전자.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미국 3DO사에 1,000만달러를 투자,공동으로 3DO플레이어를 출시해 국내에 처음으로 32비트기를 소개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지난달 일본 세가사와 손잡고 「삼성 새턴」을발매하면서 32비트 붐에 불을 댕겼고,현대전자도 내년초 일본 닌텐도사의 「버추얼보이」로 추격전에 나설 예정이다.
일본 소니사는 시장이 개방되면 자사의 「플레이 스테이션」을 자체적으로 국내에 공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퍼스널컴퓨터(PC)가 윈도95 출시 이후 32비트 운영체계 시대로 접어드는 것과 궤를 같이해 비디오게임도 32비트 시 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11월 시판되기 시작한 32비트 게임기인「세가 새턴」이 1년만에 200만대 판매를 돌파했으며 내년에는500만대가 팔려나갈 것으로 전망되는등 32비트가 이미 대세가된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소프트웨어가 부족,업계의 발목을 잡고있는 상태다.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32비트용 타이틀은 불과 30여 종류로 한 달에 겨우 3~4개가 보급될 뿐이다.월평균 10여개의 타이틀이 보급돼야만 32비트 게임기 수요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 어드밴스 미디어사업팀 개발팀 서경학(徐京鶴.39)팀장은 『특히 게임타이틀은 쉽게 싫증나고 수명이 1~2개월에 불과하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국내 32비트 게임기 산업의 성패는 앞으로 타이틀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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