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절반 환갑 농군-농촌경제硏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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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작년말 현재 전국에서 농사짓는 사람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노후 생활을 즐길 나이인 환갑(60세)을 넘긴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런「노인 농군」의 비율은 10년전에 비해 두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또 젊은 사람들이 떠난 농촌에서는 노는 땅이 늘어나는가 하면계(契)등 마을공동체가 줄어들고 가족주의등 전통적 가치관도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이는 농촌경제연구원이 충청남도에서 도시 근교.평야.산간.(평야와 산간의)중간 지역 등을 각각 대표하는 4개 표본 농촌마을(총193가구)을 골라 지난 85년부터 94년까지 10년간 장기간 변화를 집중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다음은 4개 마을에서 나타난 분야별 변화 내용.
◇인구.연령 구조=10년새 농가수가 20%,인구로는 39%가감소했다.인구감소가 평야지역(33%)보다 산간지역(60%)에서훨씬 심각했다.가구당 평균 식구수도 4.0명에서 2.9명으로 줄었고 세가구중 한가구(34%)는 자녀없이 살 고 있다.20~30대 젊은 사람은 10명에 1명꼴로 찾아보기 어렵게 됐고 노인과 여성만 남게 됐다.
〈그래프 참조〉 ◇경제 활동=조사기간중 농사를 대물림한 경우는 6%뿐이었던 반면 물려줄 사람이 없어 농사를 그만둔 경우는30%나 됐다.산간마을의 경우 10년새 경작가능지의 14%가 노는 땅으로 버려지고 논의 53%가 밭작물등으로 전용됐다.
농사만 짓는 농가가 74(평야마을)~93%(산간마을)에서 45~83%로 줄고 겸업농이 늘었다.
◇가치관=목돈이 생겨도 농사가 아닌 다른 곳에 투자하겠다는 생각이 두드러졌으며(89년 51%→94년 69%),농토도 언제든 팔겠다는 사람이 절반을 넘어섰다(47%→51%).
가문에 대한 의식(65%→63%)이나 친족과의 연대의식(33%→29%)도 낮아지는등 가족주의.권위주의등 농경사회의 전통적가치관이 약해졌다.
◇사회구조=마을 집단공동체의 32%가 사라졌다.주로 계등 친목관련 집단이다.종교를 믿는 가구도 많아졌다(86년 43%→94년 60%).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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