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뒤덮은 촛불 … 6·10 항쟁 이후 최대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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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항쟁 21주년인 10일 저녁 8만여 명(경찰 추산, 주최 측 추산 70만 명)의 촛불시위 참가자들이 광화문 일대 도로에 결집했다. 경찰은 ‘갑호 비상’을 발령해 가용 경찰력을 100% 동원하고 시위대의 청와대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는 광화문 일대 도로를 컨테이너로 차단했다. [사진=박종근 기자]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10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정부의 입장을 직접 설명하려다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자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6·10항쟁 21주년인 10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 전국에서 ‘100만 촛불대행진’을 개최했다. 서울에선 세종로 네거리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을 거쳐 숭례문 부근까지 인파가 도로를 메웠다. 집회 참가자 규모와 관련해 주최 측은 70만 명, 경찰은 8만 명이라고 추산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9시20분쯤 집회를 마친 뒤 도심 일대를 돌아다니며 가두시위를 벌였으나 경찰과 큰 충돌은 없었다. 이날 촛불집회엔 노동계·여성계·종교계 단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공공운수연맹 조합원 약 6000명은 오후 사전집회를 마친 뒤 세종로 네거리를 찾았다. 전교조 소속 교사 300명은 ‘교사 행동의 날’ 선포식 뒤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이날 동맹 휴업을 결의한 고려대 등 각 대학 총학생회들도 참가했다. 6·10항쟁 당시 숨진 고(故) 이한열 열사의 유족·동문·학생 1000명은 연세대를 출발, 집회장까지 장례 행렬을 재연했다. 박종철 기념사업회 회원 100명도 ‘박종철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뒤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6월항쟁의 주역이던 386세대도 많이 참석했다. 진보 인사 669명은 낮 12시 명동 향린교회에서 6·10항쟁 기념식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대운하 건설 ▶공교육 자율화 ▶공공부문 민영화에 반대하는 ‘6월 선언문’을 발표했다. 경찰은 이날 전국에 전·의경 292개 중대, 총 3만 명을 배치해 경비에 나섰다. 촛불시위와 경찰의 교통 통제로 도심 곳곳은 밤늦게까지 정체를 빚었다.

보수성향 단체들은 이날 맞불집회를 벌였다.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선 뉴라이트전국연합·국민행동본부 주최로 ‘법질서 수호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촉구 국민대회’를 열었다.

참가자 6000명은 “정부의 사소한 잘못을 침소봉대하고 허위 사실로 국민을 선동, 국가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촛불집회 측을 비판했다. 광장 주변 곳곳에선 보수단체 회원과 촛불집회 지지자들 사이에서 말다툼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글=천인성·이충형·강기헌 기자, 사진=박종근·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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