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양레저도시의 미래, 여기에 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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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호 20면

지난달 23일 국제보트쇼가 열린 호주 골드코스트의 생추어리 코브. 호주에서 가장 큰 규모인 이 보트쇼는 400여 업체가 참여해 성시를 이뤘다. 마리나에는 460여 척의 배가 선보였으며, 육상의 임시 전시장에도 제트 스키와 수륙양용형 보트들이 트레일러에 실려 전시됐다. 그 밖에 엔진과 프로펠러, 운반용 트레일러, 내장재, 조명을 비롯한 전자장비와 최신형 바비큐 그릴 등의 부수용품들도 전시물에 포함됐다. 보트쇼 총책임자인 배리 젠킨스는 “보트쇼에서 사람들은 흥분하고 꿈을 꾸게 된다”고 말했다.

호주 골드코스트

쿠메라강 하구에 자리 잡은 생추어리 코브는 호주에서 가장 부촌이다. 여의도 절반(474ha) 크기의 면적에 주택과 마리나 시설, 골프장, 그리고 여러 가지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강변의 호화 주택은 200만 달러 정도에 거래된다. 강에서 떨어진 곳의 주택 가격이 40만 달러 선인 것과 비교된다. 요트를 소유한 부자들에게 선착장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수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골드코스트 사람들은 수로를 팠다. 생추어리코브에서는 서쪽 강변에 수로를 만들고 그 주변에 50여 채의 주택을 지었다. 골드코스트 전역에는 수백 개의 수로가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다.

존 호건 호주 마리나협회 이사는 “골드코스트에 난 수로의 길이는 베네치아의 9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개발되지 않은 반대편은 습지로 남아 있다. 강변 한쪽만 개발하는 것은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골드코스트에서 두루 채택하는 방식이다. 마리나를 조성하고 주택을 지을 때는 시와 주정부의 엄격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취재팀은 보트쇼 주최 측의 헬기를 타고 생추어리 코브 전경을 촬영할 수 있었다. 녹색 잔디가 시원스레 펼쳐진 골프장이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생추어리 코브 상공에서는 골드코스트의 중심가와 해변도 어렴풋이 보였다.

골드코스트 북쪽을 가로지르는 쿠메라강의 끝은 남태평양과 만난다. 사람들은 강에서 제트스키를 즐기거나 남태평양으로 나가 고래를 구경하기도 한다. 요트가 없는 사람들은 단체 크루즈를 즐길 수 있다. 골드코스트는 인간과 기술·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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