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특별법 처리 전망-特檢制 '걸림돌' 사라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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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5.18특별법이 여야 정치권 내부에 새로운 대치국면을 조성하고 있다.여권 내부에서 입법을 거부하는 세력이 공개적인 행동에나선데 이어 야3당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그야말로 혼돈상태다.
특히 야3당 사이의 의견차이는 더욱 심각하다.당초 야당 단일안을 만들기로 합의했지만 단일안 작성은 여야협상보다 더 어려울전망이다.야당 사이의 단일안 작성을 위한 협상이 한번도 열리지못하고 있다.
민주당내에서는 특별검사제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어 결국 신한국당(가칭)이 제출한 법안으로 수렴되는게아니냐 하는 전망을 낳고 있다.
신한국당 내부에서 일고 있는 특별법 거부 움직임은 여권은 물론 야당까지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8일 제출한 법안에는 당초 55명이나 되는 의원이 서명하지 않았다.나중에 지도부에서 독촉한 뒤에도 14명은 끝내 서명을 거부했다.이런 상 태에서 법안이 상정되면 상당한 이탈표가 나올 것이 뻔하다.야당이 협조하지않으면 회기내 특별법 제정이 어렵다는 말이다.
더군다나 자민련은 특별법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헌법을 유린하면서까지 소급입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종필(金鍾泌)총재는『통일주체 국민회의에서 대통령이 됐으면(내란죄 성립시점을)그때로 쳐야지 무슨 5공헌법으로 다시 대통령이 됐을 때를 따지느냐』고 말했다.내란죄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헌재(憲裁)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입장은 박준병(朴俊炳)의원을 안고 있다는 점 뿐만 아니라 보수세력을 끌어안겠다는 계산까지 깔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이 때문에 민주당은 특별법 제정을 위해 특검제를 포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비치고 있다.전두환(全斗煥).노태우 (盧泰愚)씨외의 가담자도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이다.
장기욱(張基旭)의원은 특검제 포기를 비난하는 한 국민회의 의원에게『검찰을 알기나 하고 그런 말을 하느냐』면서 특별법만 제정되면 수사주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김원기(金元基)대표도『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당론에 변화 는 없지만 협상하는 과정에서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국민회의도 마찬가지다.특검제만 고집하면서 특별법통과를 거부할 경우 양金싸움에만 집착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김근태(金槿泰)부총재는 이미 수구세력의 반발에 대처하기 위해 민주세력이 대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상현(金相賢)의장이 주재한 비상대책위가「특별법의 회기내 통과」를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이런 변화 조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만일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신한국당안으로 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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