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박해춘씨 내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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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박해춘(사진) 전 우리은행장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내정됐다. 보건복지가족부는 9일 국민연금공단의 새 이사장에 박 전 행장을 단독 후보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1998년 공단 설립 이후 관료 출신이 아닌 민간 전문가가 이사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행장은 충남 금산 출신으로 대전고, 연세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보증보험과 LG카드 사장, 우리은행장 등을 역임했다. 외환위기 직후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보증보험 사장을 맡아 경영을 정상화했고, 2003년 LG카드 신용위기 사태 때도 사령탑을 맡아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6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우리은행장을 맡아 세계 은행평가기관인 The Bank로부터 최고의 은행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뛰어난 돌파력과 추진력, 목표를 정하면 밀어붙이는 뚝심으로 ‘금융계의 코뿔소’ ‘구조조정의 전문가’로 불린다.

박 전 행장이 국민연금을 맡으면 국민연금 개혁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20조원 규모로 ‘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독립, 4대 사회보험 통합 징수 논의가 진행 중이다. 기존의 기금 관리조직에서 수급자를 위한 서비스 중심 조직으로 구조 개혁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박 전 행장은 여러 금융회사를 성공적으로 구조조정하고 개혁했다”며 “그런 점에서 공공기관인 국민연금의 개혁을 완수할 최적임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박 전 행장은 “금융회사 구조조정 때도 조직과 직원의 효율을 높이는 경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성공했다”며 “국민연금 개혁도 인적 구조조정이 아닌 경제적 구조조정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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