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으로 끝난 '이영희 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신한국당(가칭)에 작은 파동이 일고 있다.「이영희(李永熙)해임파문」이다.
그는 당 외곽 정책연구기관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직에서 7일 해임될 것으로 알려졌다.김윤환(金潤煥)대표등의 인책요구에 따른 것이다. 사태의 발단은 李소장이 이날 발간된 모주간지와 한 인터뷰 내용이었다.그는 『5,6공을 주도했던 인물이 당을 이끌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민정계배제론」을 역설한 셈이다.
이 인터뷰는 金대표가 청와대로부터 재신임을 받기전인 지난 달말이뤄진 것이다.그러나 金대표는 즉각 李소장의 발언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미 여의도연구소가 발행하는 『정책논단』이 「과거와 단절해야한다」는 요지의 논문을 게재하자 당 공식회의에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던 金대표다.
金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의 공식기구에 있는 사람이 계속 그런 언행을 하면 내가 대표자리에 어떻게 있겠나』라고 말했다.이어서 그는 『경고만 가지고 되겠느냐』고도 했다.인책사퇴가 불가피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파동은 신한국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한다.李소장은 6.3세대 출신의 인하대교수로 진보성향의 소장학자였다.그는 올초여의도연구소장으로 변신한뒤 기회있을 때마다 민주계 개혁세력의 입장을 논리로 대변해왔다.세대교체를 통한 물갈이 론도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3공시절부터 여권에 몸담아 온 金대표와는 대조적이다.金대표는李소장의 이런 발언들과 그가 여권이 주도하는 일련의 개혁조치에모종의 역할을 하고있다는 소문등으로 인한 민정계 인사들의 불만을 이번에 해결하겠다고 결심한 것같다.
박승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