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쟁점스포트라이트>찬반 논란 정치드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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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MBC『제4공화국』과 SBS『코리아게이트』.첫방영때부터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두 정치드라마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역사물이 현실정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과연 역사적 사실이 다소 왜곡되더라도 괜찮은 것인가.아니면 역사 물은 언제,어디에서라도 사실에 충실해야 하는 것인가.
특히 최근 정국상황과 관련,한편에서 두 드라마가 5.18특별법 제정의 일등공신이라고 추켜세우는가 하면 다른편에선 시청률만의식해 역사왜곡과 명예훼손을 서슴지 않는「영상테러」란 혹평도 가해지고 있어 이같은 논쟁은 현실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갖는다.
10.26편에서 김재규의「의사화」논란,12.12부분의 과도한폭력묘사,시류를 의식한 듯한 전두환.노태우씨 희화화,권력층내 암투에만 집중된 집필방향등은 비자금및 5.18처벌정국과 맞물려정계.군등 이해당사자는 물론 국민전체에 뜨거운 찬반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 다.
두 드라마가 신군부의 권력찬탈 묘사를 끝낸 직후 김영삼대통령의 5.18특별법 제정 지시가 나온 점과 야당묘사가 YS에 집중된 점을 들어 제작진과 정부의 「사전교감」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군을 평생직업으로 알고 묵묵히 임무에 충실해온 대부분의 군인들은 12.12및 5.18에서 지나친 폭력묘사와 불법성 부각으로 군전체의 명예와 사기를 훼손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단순히 브라운관내의 드라마로 머물지 못하고 싫든 좋든 현실정치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하는 이들 두 드라마의 「정치학」이 「사회화」하는 대목이다.이같은 논란에 대해 두 드라마 제작진은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로 봐줘야한다』고 반박 한다.책임있는 방송사 제작진의 드라마적 상상력을 인정해줘야하며 묘사수준도혹독했던 당시 정치상황에 비하면 오히려 순화된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적지않은 시청자들은 현존 정치인의 실명이 그대로 등장하는 이 정치드라마들이 과연 역사성과 교육적 기능을 충분히 고려한 것인지에 의문을 표하고 있기도 하다.이같은 맥락에서 본지는 정치드라마 표현의 본질과 한계에 대한 두 전문 가의 의견을 싣는다.「드라마같은 정치현실」과 「정치현실의 일부가 돼버린드라마」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시청자들이 올바른 판단능력을 갖추도록 돕기 위해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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