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신데렐라’는 명문대 출신 40대 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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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노처녀 딸의 배우자를 공개 모집했던 1000억원대 재력가가 ‘사윗감’을 찾았다.

주선을 맡았던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는 4일 “명문대 출신 의사 A씨(41)가 재력가의 사위가 될 것 같다. 양가의 상견례도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60대 후반의 1000억원대 재력가 김모씨는 지난해 6월 7일 강남의 한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30대 후반 딸의 남편감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조건은 ▶부모 봉양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차남 ▶재산이 여성보다 적더라도 학벌·직업은 딸과 대등 ▶아들이라는 자세로 무조건적인 기대보다 먼저 노력 ▶자존심을 부리거나 자격지심을 갖지 말고 가족에 융화되고 포용하려는 마음가짐이었다. 또 공고에서는 “딸이 유학을 다녀와 예술 분야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 남편감은 우선적으로 처가 부모를 모실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주 동안 지원을 받겠다고 공고를 냈다. 하지만 지원자가 대거 몰리자 결혼정보업체는 공고 6일 만에 “270명의 남성이 지원해 모집을 마감한다”고 밝혔다. 의사·변호사 등 수많은 전문직 남성이 지원해 ‘남자 신데렐라’라는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현대판 데릴사위제’라며 돈으로 사윗감을 사려 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270명 중 사윗감으로 낙점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는 50여 명의 커플매니저를 동원해 김씨의 사위를 찾았다. 결혼정보업체 대표는 “인센티브까지 걸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2월 조건에 맞는 남성을 찾게 됐다. 업체 측은 “A씨는 김씨의 딸과 4개월째 교제 중이며 양가 상견례를 마쳤다. 올해 안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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