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민주화시위 성공 사례-남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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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83년 아르헨티나의 군부가 라울 알폰신 민간 정부에 정권을 넘겨준 것은 군사정권이 82년 영국과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패배한 것이 표면적인 계기가 됐다.그러나 줄기차게 진행돼온 국민들의 군정 종식 투쟁이 없었다면 군부퇴진은 불가능했 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76년부터 자행된 소위 「더러운 전쟁」이라는 군부의 인권 유린 통치에도 민중들은 용기있게 군부에 도전했다.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대통령궁 앞에서는 「5월광장의 어머니들」로 알려진 실종자 가족들이 매주 목요일 침묵시위를 벌이 며 군사정권에 항거했다.
82년12월 자유화 바람은 전국을 휩쓸어 10만여명이 참가하는 반군정 시위가 잇따랐다.당초 84년 봄 민정이양을 구상했던군부는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83년말 총선과 대통령선거를 치르고 라울 알폰신 민간 대통령에게 정권을 이양했다. 알폰신은 군정 청산 과정에서 네차례나 군부반란에 직면했지만그 때마다 수십만명의 민중들이 대통령궁을 감싸고 민정수호 시위를 벌여 군부의 반동을 막았다.
***브라질 20년간 지속된 군정이 민중의 거센 민주화 요구앞에 85년1월 결국 무릎을 꿇었다.
수백만명의 군중이 84년 군정종식 시위를 벌인 것을 시발로 민주화 열기는 더욱 거세져 군부의 집권을 더이상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칠 레 칠레에서도 민주화 유혈시위와 계엄령이 수차례 반복된 끝에 피노체트의 16년 철권군정이 89년 종식되고 파트리시오 아일윈 민간 정부가 들어섰다.그러나 이후 피노체트가 군부의 실권을 그대로 장악,순탄한 민주화 일정에 장애가 되고 있다.
이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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