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리플우드, 리조트 살리기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 일본 미야자키현 시가이아에 있는 세계 최대의 개폐식 실내 워터파크 '오션돔'. [중앙포토]

신세이은행으로 대박을 터뜨린 미국의 구조조정 전문펀드인 리플우드 홀딩스에도 골칫거리가 있다.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 규슈(九州)의 복합 리조트인 피닉스 시가이아 리조트(이하 시가이아)가 바로 그것.

시가이아(Seagaia)는 일본 남서부 미야자키(宮崎)현에 있는 대형 리조트로 세계 최대의 개폐식 실내 워터파크와 99홀의 골프장 등으로 유명한 곳이다. 15억달러를 들여 1993년 문을 연 시가이아는 그 뒤 자금난에 허덕이다 2001년 초 30억달러의 빚더미를 안고 부도를 냈다.

같은 해 리플우드는 불과 1억2000만달러에 시가이아를 사들였다. 리플우드는 경영이 매끄럽지 않았던 정부 소유의 리조트 시가이아를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중국의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는 국제 휴양 컨벤션 센터로 바꾸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뒤 시가이아를 찾는 고객은 리플우드의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일본 관광객의 시가이아 평균 체류일수는 1.2일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미국 다른 리조트의 고객 체류일수(3~5일)와 비교할 때 매우 저조한 것이다.

리플우드는 3260만달러를 투자해 온천을 개발하고, 유기농 음식 레스토랑을 만드는 등 연내 적자에서 벗어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시가이아가 도시에서 너무 떨어져 있는 데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의 취향 때문에 적자 탈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4월 5일자)에서 리플우드의 시가이아 투자는 미국 투자자들의 일본 진출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플우드는 일본에서 신세이은행과 재팬텔레콤 외에도 데농.마란츠 등의 오디오 브랜드를 만드는 D&H 홀딩스, 자동차 부품회사인 나일스 파트 앤 아사히 테크, 음반회사인 컬럼비아 뮤직 등에 투자하고 있다.

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