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추리작가>로렌스 블록-대도시배경 실제사건 주로다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도시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사건을 제공한다.』 지난해 미국추리작가협회가 주는 그랜드매스터상을 비롯해 세차례의 에드거상(미국 추리작가협회상)을 받은 로렌스 블록(57)의 말이다.블록은 미국에서의 명성에 비해 국내 독자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에 번역 소개된 얼마되지 않는 그의 작품중에서 에드거상 수상 장편 『백정들의 미사』(1991.고려원)와 단편 『새벽의 빛속에』(1984.명지사),『캘러의 요법』(1993.명지사)등은 그런대로 그의 솜씨를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이 다.
장.단편을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블록의 작품세계는 그가 창조해낸 등장인물들만큼이나 다양하다.
그의 작품의 단골 주인공인 알콜중독의 탐정 매트 스커더가 등장하는 시리즈는 뉴욕이라는 대도시를 배경으로 고전적인 하드보일드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시리즈의 몇몇 플롯들이나 일화들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에 바탕을 두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원래 뉴욕 시경의 우수한 형사였던 스커더는 강도와의 총격전 도중 실수로 스페인계의 어린 소녀를 죽게 한뒤 죄책감을 느끼고 경찰에 사표를 낸 다.
정규 면허가 없는 탐정인 스커더이지만 동료였던 경찰들이 사건을 제공해주기도 하며 도살장 주인인 미키 발루는 사건해결에 같이 나서기도 한다.시리즈 다섯번째 작품인 『팔백만가지 죽는 방법』은 1983년 사립탐정작가협회상을 받았고 영화 화됐다.
한편 한국 전쟁때 입은 부상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스파이가 주인공인 에반 테너 시리즈와 맨해튼에서 고서점을 경영하는 청년버글러(도둑) 버니 로덴버시리즈는 경쾌한 유머감각이 가미된 작품들이다.버니 로덴버시리즈는 83년 이후 10여 년의 공백이 있었으나 94년부터 다시 이어지고 있다.
자주 여행을 즐기며 주변 사람들과 격리된 외진 호텔에 틀어박혀 글쓰는 습관을 지닌 블록은 거의 매년 한권의 작품을 출간할만큼 다작을 하는 편.14년간 라이터스 다이제스트『Writer's Digest』에 칼럼을 쓴 경험을 살려 소 설 작법에 대한 책을 네 권이나 펴내는등 작가로서 뿐만 아니라 소설 창작 강사로서도 명성이 높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