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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오밍의 한마디에 미국인 18만명 고개 숙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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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의 농구스타 야오밍(姚明·사진) 덕분에 미국인 18만 명이 중국 지진 희생자들을 위해 동시에 묵념을 했다.

미국 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케츠 팀에서 맹활약해 온 야오밍이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 희생자들을 위해 함께 묵념해 달라”고 제안한 것을 미국인들이 받아들인 것이다.

25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나스카(NASCAR: 전미 스톡 자동차 경주 협회) 랠리 현장에서 경기 시작에 앞서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가 있었다. 아나운서는 “중국의 농구스타 야오밍이 오늘 이 대회를 참관하러 왔다. 그런데 그는 쓰촨성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지난주 중국에서는 대지진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야오밍은 이번 지진으로 희생된 중국인들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묵념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곧바로 현장에 있던 관람객 18만여 명이 동시에 묵념에 들어갔다. 묵념이 계속되는 20초 동안 현장은 침묵에 휩싸였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야오밍은 기자들에게 “지진 복구는 힘겨운 일이지만 중국인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나스카 랠리가 관례를 깨고 해외 희생자들을 위해 인도주의적인 행동을 보여준 점을 높게 평가했다. 나스카 랠리가 열린 이날은 미국의 ‘희생자 영혼 기념일’이기도 했다. 1948년에 설립된 나스카는 플로리다 주 데이토나 비치에 본부를 두고 있다. 올해 대회는 후원사인 통신 회사의 이름을 따 스프린트 컵 시리즈로 이름 붙여졌으며, 2월부터 시작돼 11월까지 미국 28개 도시에서 36경기가 치러진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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