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부정축재 사건-盧씨 一家 뭐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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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부인 김옥숙(金玉淑)씨는 최근 연희동자택 안채에 칩거하며 비서관들에게 조차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유일하게 金씨가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는 종교인의방문때다.
盧씨의 검찰출두 직전 꽃동네 오웅진(吳雄鎭)신부와 윤시몬수녀가 방문했을때 부부가 함께 식사를 했었다.또 김천 직지사주지인오녹원(吳綠園)스님이 연희동을 찾았을 때도 식사를 하며 모습을드러냈었다.녹원스님은 盧씨보다 부인 金씨와 더 가까운 사이다.
金씨는 평소 직지사의 법회에 참석하는 등 교분이 있어 녹원스님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金씨는 정해창(丁海昌)전비서실장.최석립(崔石立)전경호실장등 측근들의 방문때도 거의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다.특히 본인의 은닉부동산 의혹등이 계속 제기되면서 金씨는 평소에도 적은말수가 더욱 줄었다는 게 주변측근의 전언이다.비 자금여부를 물어보는 주변사람도 없지만 본인도 이 부분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다.
金씨는 특히 친인척.사돈의 비자금연루 의혹에 무척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김옥선이라는 사촌여동생 이름으로 부산에 땅투기를 했다는 일부보도에는 『난 사촌여동생이 없다』며 흥분해 법적대응을 거론하기도 했다고 한다.
사돈(선경.동방유량)측과는 평소엔 간혹 전화연락을 취하기도 했으나 비자금사건이후 단 한번도 전화연락이 없었다고 한 측근은말했다.신명수(申明秀)동방유량회장이 10일 검찰에서 이틀간 조사를 받고 나오자 金씨는 申회장의 딸이자 며느리인 신정화(申姃和)씨에게는 『면목이 없다』며 미안한 심정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9일 연희동을 찾아온 동생 김정숙(金貞淑:琴震鎬의원부인)씨에게는 오랜만에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으며 1시간 넘게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1주일에 한번씩 양재동 테니스코트에서 운동을 해왔던 金씨는 두문불출하며 건강이 썩 좋지 않은상태.반면 『그양반(盧씨)도 아픈데 나까지 아프다고 할 수 없다』며 내색하지 않은 채 盧씨를 수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아들재헌(載憲)씨는 사실상 정치의 뜻을 포기하고 현재 지구당(대구동을)정리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 다.
가끔 외출해 대학동창등 친구들을 만나 자신의 향후거취등을 논의하며 울적함을 달래고 있다.그러나 아직 자신이 지구당위원장으로 있는 대구동을지역에는 한번도 내려가지 않는 등 정황이 없어『정치정리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게 주변의 전망이다. 딸 소영(素英)씨는 스위스은행은닉자금의혹의 단서를 제공한 장본인인 만큼 가장 초조해 보인다는 게 주변인사들의 얘기다.지금껏 연희동에 세차례 들른 소영씨가 말문을 여는 것을 보았다는측근이 없을 정도로 본인자신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 이고 있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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