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화협회장 발렌티 6월 은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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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배급사.극장주를 주요 회원으로 거느리고 있는 미국영화협회(MPAA)의 잭 발렌티(82)회장이 오는 6월께 은퇴한다고 지난 27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년간 MPAA를 이끌어 온 그는 미국 영화사의 이익 보호에 누구보다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외국에서 미국 영화 해적판이 나돈다 싶으면 미국 정부를 통해 그 나라에 압력을 가해 강도높은 단속을 벌이도록 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축소를 끈질기게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1968년 미 대법원이 성인용 책과 영화에 대해서는 어린이의 접근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하자 MPAA 창립 46년 만에 4단계 등급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135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그의 후임으로는 바이어컴의 조너선 돌젠 회장.뉴스코프의 피터 체닌 사장.월트 디즈니의 로버트 아이거 사장 등 10여명이 거론되고 있다. 발렌티 회장은 63년 11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당시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정치자문 및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던 그가 케네디 대통령의 텍사스주 방문 일정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케네디의 후임인 존슨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에 발탁됐으며, 여기서 얻은 영향력을 배경으로 66년 5월 MPAA를 맡게 됐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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